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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정사 미니 소원 등

단풍이 화려한 요즘이다.독서의 계절이지만, 책만 읽고 있기엔 날씨가 보통이 아니다.새벽 6시에 영주를 목표로 집을 나섰다.슬슬 부석사에 도착한 시간이 10시.많은 사람들이 벌써 도착해 있거나 내려가는 중.쌀쌀해진 가을 이라기보다는, 겨울이다.108개의 계단을 그렇다 치고 어찌나 가파른 산 꼭대기에 부석사가 있는지.실내용 인간인 나는 참 힘이 든다.지나가는 아저씨가 비웃듯 '운동 부족인 사람들은 헥헥 거리며 올라가네, 운동 좀 하지'라고 해서 짜증이 났다.운동 부족인 사람도 나름 이유가 있을 텐데, 그런 마음속의 소리를 다른 사람이 들리도록 크게 말하는 꼰대.수술하고 여행 온 사람도 있고, 장애인도 , 노약자도 있는데.계단을 잘 올라가지 못하는 사람은 다 운동 부족인가? 단정한 부석사는 단풍 속에서 불심을..

개똥철학 2024.11.24

낙원은 탐정의 부재 (사센도 유키)

특수한 설정이다.사람을 두 명 이상 직접적으로 죽이면 천사가 나타나 지옥으로 끌고 간다.한 사람을 죽이는 것은 괜찮다.의사가 죽어가는 사람을 치료하다 환자가 죽는 것은 살인이 아니다.이런 조건을 만들어 놓고, 나갈 수 없는 섬에서 범죄가 생긴다.범인은?그렇지.추리소설은 뻔할 뻔자다.너무 많은 추리 소설이 나왔고, 써먹을 수 있는 재미있는 트릭은 이미책으로 나왔다.이제는 '특수설정 미스터리'의 시대가 온 것이다.사센도 유키는 하루에 한 권 책을 읽고 (3년) 지금은 한 달에 25만 자를 쓴단다.대단하다.일본의 추리소설은 대량의 책을 쓰는 작가가 많은데, 사센도 유키도 대량 생산 작가가 될 것 같다.단숨에 읽었다.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했다.나도 작가와 같은 질문을 해 왔고, 만족스러운 답을 읽었다. 추천.

퍼루크 2024.11.20

야미하라 (츠지무라 미즈키)

책을 읽으면서 무서웠던 적은 별로 없다.'야미하라'는 일본의 정서와 분위기라서 완전히 와닿지는 않는다.그런데도 무섭고 이해가 된다.오래 살다보면 '어둠'을 몰고 다니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이유 없이 싫은 사람도 있다.그런 이야기를 참 신기하게 풀어놨다.영상으로 만들면 아주 무서울 것 같다.단편을 모아 놓은 줄 알았는데, 한 편의 소설이다.후속작이 나와도 재미있을 것 같다.작가의 다른 책도 읽어 보고 싶다. 추천.

퍼루크 2024.11.19

15초 후에 죽는다 (사카키바야시 메이)

1. 15초2. 이다음 충격적인 결말이3. 불면증4. 머리가 잘려도 죽지 않는 우리의 머리 없는 살인 사건15초를 주제로 한 단편 연작이다.기발한 아이디어가 넘친다.특히 4번 글은 놀라운 이야기이다.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을 아주 자연스럽게 말하고 있다.척척 맞아 들어가는 범죄소설이다.결말을 도대체 어떻게 할 건지도 의문이었는데, 멋지게 막을 내렸다.신인이라는데 작가의 상상력이나 세계관은 노련함이 가득하다.멋진 작가를 읽게 되어 반갑다. 추천.

퍼루크 2024.11.19

마력의 태동 (히가시노 게이고)

'라플라스의 마녀'를 먼저 읽었다.오래전이라 기억은 잘 나지 않는데, '마력의 태동'을 읽으니 기억이 난다.어떤 독자는 '히가시노 게이고'가 똥작도 많이 쓴다고 하는데.이 책은 참 잘 만든 책이라 생각한다.과학적인 이야기이지만,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마도카'의 능력.그러면서 인간적이고 물리학적인 철학을 보여준다.극적으로 이과적인 작가의 내면은 따뜻하고, 인간적이다.라플라스 시리지라고도 하는데, 이 책들은 각각 읽어도 좋다.어느 책을 먼저 읽어도 괜찮다. 오랜만에 작가의 책을 읽었다.81권째인데, 101권을 어찌 구할지... 추천.

퍼루크 2024.11.17

파도가 닿았던 모든 순간 (무라야마 유카)

귀엽고 예쁜 청춘 드라마 같은 책이다.미쓰히데, 에리.두 주인공은 고민도 적극적으로 한다.나이 많은 내가 이런 고민을 했었나 싶은 귀여운 고민들을 한다.성적인 표현도 과하지 않게 보인다.살인이나 폭력이 없는 책을 오랜만에 읽었다. 청춘이었던 시간이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주식이나 가상화폐의 등락률에 눈을 붉히며, 꼰대처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나만 좋으면 된다라는 생각이 지배한다.힘들었던 과거는 잊고 싶고.새로운 인연은 사절이다. '파도가 닿았던 모든 순간'나는 이 책의 제목만큼도 멋지지 않다. 추천.

퍼루크 2024.11.15

죽은 자의 녹취록 (미쓰다 신조)

죽기 전에 카세트테이프에 남긴 자살자들의 녹음을 듣고 글을 쓰는 작가에 대한 소설이다.호러소설이다.그래서 무서운 점이 좀 있지만, 소설이라서 하나도 안 무섭기도 하다. 영상으로 만들었으면 충분히 무서웠을까?일본은 요괴나 귀신이 워낙 많아서, 호러 이야기도 많을 것 같다.작가는 과학적이지 않은 막연한 불안이 공포를 만들어 낸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죽은 사람이 무서울 리가 있나?죽었는데. 무섭게 쓸려고 노력은 한것 같은데...무서운거무서운 거 싫어하는 사람은 읽지 말고, 무서운 거 좋아하는 사람도 읽지 말고. 추천 안 함.

퍼루크 2024.11.14

죄인 시즌4 퍼시

해리 앰브로즈(빌 풀먼), 퍼시 멀둔(앨리스 크레멜버그), 콜린 멀둔(마이클 멀둔),메그 멀둔(프란시스 피셔), 스테파니 램(신디 청), 마이크 램(로닌 윙) 추악하다.욕심이 끝이 없으면 주위사람이 힘들어진다.'퍼시'는 시즌 1,2,3,4중에서도 제일 답답하고 더러운 사람의 악한 면을 보여준다.해리는 그러한 안갯속 같은 비밀을 풀어낸다.아무도 좋아라하지 않는 비밀을 본인도 왜 그래야만 하는지, 왜 멈출 수 없는지.배우들의 연기는 왜 그랬는지 이해가 된다.반전은 아니고, 드라마의 이해는 끝이 되야 가능하다.너무 지루해서 보다가 잠들 수 있다.해리의 눈빛은 약간 미친것 같기도 하다. 한사람이 진실을 밝힌다고 세상이 좋아지진 않는다.정의가 실현되는 게 딱히 좋은 것도 아니다.그럼에도, 그러함에도, 그럴 수밖에..

퍼루크 2024.11.13

가지마, 제발! 코카서스 박민우

오늘 도착한 책이다.기다리고 기다리던 책이라 숨도 안 쉬고 읽었다.한 번만 읽는 책은 아니다. 박민우작가의 여행기엔 비행기는 어떻게 예약해라, 숙소는 어디가 좋다, 음식은 이거 먹어봐 하는.여행안내서 내용은 없다.그리고 여행 다녀온 지 좀 된 후에 책이 나와서, 여행정보를 참고할 수도 없다. 책을 읽고 곧 여행을 갈 것도 아니다.그런데도 나는 왜 비정상적으로 작가의 책을 기다리고 기다렸을까? 책은 작가가 욕도 잘하고, 불평도 심하고, 실수도 많고.부실한 사람이라 말하고 있지만, 아니다.아니다.욕을 입 밖으로 말하지 못하고, 불평을 속으로 삭이고 삭여서 병이 난다.실수는 애교 수준이고, 탄탄한 사람이다.'나는 게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나?참, 그래서 이 모순의 책은 매력적이다. 가지 말라..

퍼루크 2024.11.13

그리고 너는 속고 있다 (시가 아키라)

아! 확실히 나는 완전히 속았다.이건 아주 단순한 이야기네.쉬운 이야기네, 그럴 수 있지....그런데 마지막 한장의 글은 완전히 반전의 이야기이다.나는 작가의 멋진 글에 속아 넘어갔다.'다카요'가 정신병원을 찾아가고, 돈 때문에 혼란스러운 상태인데.그렇다고 계속 말했는데. 사채업자가 어떻게 돈을 빌려주고, 영혼까지 탈탈 털어먹는지.현실적으로 잘 보여주는 책이다.무섭다.제목부터 무서운 책이네. 강추.

퍼루크 2024.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