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대한 느낌 31

라조육 (양산 득이다)

'라조육'은 남편과 나의 최애 요리이다.신혼여행 둘째 날은 하이야트 호텔에서 1박을 했다.호텔 중식당에서 저녁을 먹는데, 너무 화려한 인테리어에 짜장면이나 짬뽕을 시키면 안 될 것 같았다.이름도 생소한 '라조육'을, ( 치마 옆이 쭉 찢어진 아름다운 호텔리어의 추천으로 )주문했다.접시에 조금 담아 나온 그 요리는 배고픈 우리에게 참으로 맛있는 '라조육'이었다.처음의 라조육은 화려하면서도 추웠던 호텔방처럼, 맛있지만 양이 너무 적었다. 옛날.... 한 20년 전.마산 대우백화점 중국집은 이름은 잊었지만 라조육이 참 맛있었다.아이들을 데리고 정신없이 먹었어도 그때 라조육은 아직도 생각이 난다. 양산 '득이다' 중국집은 언제부터 다녔는지 모르겠다.남편은 서울에, 나는 아이들과 부산에 있을 때.양산으로 고속버스..

도랑추어탕

더운 여름에 아주 뜨거운 추어탕을 먹었다.세 번째 가는 '도랑추어탕'1시 반인데 웨이팅까지 있어서, 다른 볼일을 먼저 보기로 하고.두시가 넘으니 식당 내부는 손님도 줄고 시원하다. 자꾸 생각이 났다.자극적인 음식이 아닌데도 생각이 나는 추어탕.잘 구워진 불고기와 김치다운 김치와 깨끗한 맛의 상추.(맛있는 상추가 있다.)너무 뜨거워서 부글거리는 추어탕.환상이다.밥은 보드라운 쌀밥.배가 부풀어 오르게 먹었다.일 인분을 다 못 먹는 용량인데, 과식한다, 미련하게.그런 생각은 나중에 하고 (아무 생각 없이) 일단. 잘 생긴 사장님은 친절하고.땀을 뻘뻘 흘리며 주방이고 계산대고 주차장이고 뛰어다닌다.젊은 사장님은 진심으로 일을 한다.세 번 갈 때마다 친절하고 열심히 일하고.멋지다.자기 일에 진심을 다 하는 사람은..

37도 여름

37도의 부산은 참으로 후끈하고 덥다. 덥다고만 해서 해결된 기온이 아니다. 아침부터 에어컨을 틀어대고 시동 걸린 모든 차도 에어컨 필수. 그러고 보니 여름의 필수품이 되어버렸다. 37도는 보통으로 더운 기온이다. 몇년 전에 37도를 기록했을 때는 심리적으로 아주 황당하고 불안했는데. 오늘의 37도는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든다. 이란이 52도까지 올라갔다고 한다. 뭐 52도에 비하면 37도는 견뎌야 하는 날씨. 그러나 나처럼 최약체인 사람은 잘못하면 큰 일을 치를 수도 있다. 더울 땐 시원한 방을 찾아 책이나 유튜브 보면서 에너지를 아껴야 한다. 집안일은 아침 일찍, 아니면 밤에 하고. 동남아 야시장처럼, 달이 뜨면 스르르 살아나는 거다. 한 오분정도 무방비로 길거리에 서 있으면 허수아비가 될 수도 있..

아보카도 나무

2년 된 아보카도 나무는. 처음 아보카도를 먹고, 와 이건 과일이 아닌데? 맛에 실망하고. 비싸고 맛없는 아보카도가 씨는 달걀처럼 크고 단단한 돌멩이 같아서. 버리기는 너무 아까웠다. 한달 정도 유리잔에 물을 갈아주고 자꾸 바라보니까 신기하게 싹이 났다. 10개 중 6개 정도는 열심히 자라 주었다. 창가에 놓고 실내에서 일년 정도 키웠는데. 비실비실 키만 크더라. 그래서 남편 사무실 앞에 봄부터 데려가 실외에서 비 맞고 바람 느끼고 찐한 태양을 만나더니. 제법 나무처럼 몸집이, 나뭇잎이 통통해 졌다. 아보카도나무는 꽃이 피지도 않고 예쁘지도 않지만. 아주 처음부터 애정을 주고 키웠기 때문에 내겐 소중한 나무이다. 열매가 열리지 않을 수도 있고. 언제까지 생생하게 자라 줄지 모르겠다. 그래도 나는 아보카도..

도수치료를 받아라

오십견은 징그럽게도 잘 낫지 않는다. 죽을 때까지 아픈 어깨로 살아야 하나.... 심난한 차에 도수치료를 받게 되었다. 물리치료를 받았는데, 1단계는 뜨거운 찜질이다. 가만있어도 더운 여름인데. 어깨에 뜨거운 찜질기를 20분 놓는다. 더워서 땀이 삐질삐질 나면 2단계. 물리치료사 샘이 오른쪽 어깨를 중심으로 팔을 이리저리 돌리고, 뭉개고. 샘도 힘을 아주 많이 들여서 치료를 하시는 중이라, 아파도 찍 소리 못하고. 참아야 하느니라. 진촤 아프다. 눈을 못 뜰 정도로 아프지만 참는다. 그래도 전보다 덜 아프고 , 어깨가 유연해진 느낌이다. 3단계는 사진처럼 기계 마사지. 좀 징그럽고 이상한 느낌이 오지만 15분만 참으면 치료가 끝. 주사 맞고 약 먹고 하는 것보다, 도수치료가 효과가 더 있는 것 같다. 한..

더운 여름 집밥

여름, 여름이다. 장마가 잠시 놀고 있는 무섭게 더운 여름이다. 하루 세 번 집에서 밥을 해서 먹어야 하는 실내용 인간이기에. 초라한 반찬이지만 밥을 해야만 한다. 감자를 맛살과 들들 볶고, 김말이를 양념해서 볶았네, 샐러드와 해초 샐러드는 냉장고에서 꺼내면 되고. 깻잎 무침은 평생 해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이상하게 항상 냉장고에 있다. 밥은 보리쌀 25% 비율로 해서 분리해 놓으면 되고. 남편이 맛있다, 맛있다, 주문을 넣으며 먹어 주면 o.k. 동남아의 아침처럼 끼니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면 좋겠다. 뜨거운 불 앞에서 뭐를 만드는 일은 생각으로도 힘이 든다. 먹고 나면 설거지를 해야 하고. 많이 간단해졌지만 그래도 밥, 밥, 밥을 먹어야 하는, 이그. 인스타를 보고 현실의 밥상과 비교하면 안 되..

흐물거리는 어묵볶음....맛은 있음

아침에 어묵을 사다 만들었다. 어제 어묵 볶음, 맛있다고 오늘 또 만들었다. 게간장으로 만들면 뭐든 좀 맛있다. 콩나물 무침도 게간장으로. 어묵을 한번 삶아서 볶으면 기름기는 줄고 탄력도 줄어 흐물거린다. 아침의 내 상태와 비슷하다. 힘이 없고 기분도 좀 그렇고. 오후에 살아나는 해바라기처럼 (?) 오전은 흐물거린다. 그래서 어묵 사진이 내 사진 같다. 다행히 청양고추와 굴소스도 넣어서 맛은 좋다. 보기보다 맛이 있으니 다행이다. 추천.

100 PACKERS

이 책은 읽은 지 좀 됐다. 100명의 여행작가를 만날 수 있다. 특히 신규상 (브루스 리), 노마드 션, 송숲, 여행가 제이. 아주 열심히 좋아하는 유튜버들이 글을 썼다. 물론 다른 100명의 여행하는 사람들의 순수하고 깨끗하고 즐거운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한 가지 흠이 있다면 오타도 많고, 띄어쓰기가 안된 책이다. 펀드로 만든 책이라 시간이 부족했는지. 100명을 모으기도 힘들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지만, 정말 소중한 여행이야기를 담은 책이라 흠은 그냥 넘어가기. 또 이런 책이 나오면 좋겠다. 영상으로 여행을 공유하는 것도 좋지만, 시간이 좀 지나서 남아있는 진한 감정들은 글로 읽는 것이 감동이다. 추천 100.

개순이 밍순이 강산이

개순이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강아지이다. 빠르고 욕심 많고 한번 시작한 일은 끝을 보는 의지의 강아지. 밍순이는 개순이의 언니 강아지. 똑똑하지만 겁이 많고, 그러면서 진중하다. 강산이는 귀엽고 예쁘고 똑똑하고 순하고. 우주 최고의 아기. 유튜브로 만나는 강아지와 아기지만. 눈뜨면 제일 먼저 보는 귀요미들이다. 왜 이리 좋아하는지 물어보면... 개순이와 밍순이가 사이가 참 좋은 자매였는데 강산이가 태어나면서, 강아지들이 아기를 얼마나 사랑하고 위해주는지... 아주 예뻐서. 남자 집사의 어방 하지만 인간적이고 센스 넘치는 편집능력도 한몫한다. 여자집사의 느긋한, 그러면서 파워 넘치는 면도 매력적이다. 오래오래 보고 싶다. 매일 보고 있는데도 보고 싶다. 강산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고. 개밍순은 이대로 귀엽게..

밤 하늘

수영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길. 8시가 조금 넘은 이 시간은. 완벽한 내 시간이다. 건강을 위해서 이기도 하지만 , 수영은 요즘 나의 존재의미가 되었다. 선수도 아니고 중독도 아니지만. 수영은 또 자유를 주기도 한다. 물속에서는 아무 생각을 해도 괜찮다. 수영중에는 몸이 내 마음대로 움직여 준다. 별로 힘들지 않게 운동이란 것도 한다. 몸치 중 아주 심한 몸치인데. 두 시간 수영을 하고 난 저녁 8시의 나는 새롭게 태어난 내가 된다. 그렇다고 잘하는 실력을 가진 건 아닌데... 좋다. 오늘 딱 저 하늘은 달과 별이 마주하고, 예쁘게, 조용히. 밤으로 간다. 평범한 일상의 행복이 찍혔다, 선명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