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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부산 공연 티켓을 ...

티켓을 구했어요. 제가 구한 게 아니고요. J. 언니는 10월 14일이 시어머니 첫제사예요. 천안에서 부산으로 내려와야 돼요. 10월 15일은 BTS 부산 공연이 있는 날이고요. 무료 공연이라 언니는 티켓을 구해서 같이 가지고. 그런데 어찌 구하나요? MZ세대인 딸, 아들 다 동원해도 mision imposible 아닙니까? 저는 언니만큼 가고 싶지 않았어요. 사람 많은 곳은 아찔하고 무섭고 갑갑하고. 내 방에서 듣는 BTS가 더 좋거든요. 어젯밤에 언니 카톡이 왔어요. 언니, 언니 딸, 아들이 번개같이 클릭 클릭했는데 실패, 아들 회사 선배가 당첨! 캬~~~ 그 선배가 언니에게 준다고. 인터파크에서 택배로 티켓을 준다고. 아들이 회사에서 전화받고 아파트 소화전에 넣어두고 가라 했는데. 언니가 퇴근해서 ..

그녀와 그 2022.09.24

적극적이고, 똑똑하고, 착한 언니.

언니는 혼자 아들 둘을 잘 키운 대단한 사람이다. 생각하는 방향이 열려있어서 배울 점이 많은 언니이다. 태풍이 가는 월요일 점심에 언니의 초대로 맛있는 이탈리아 식당에서 배부르게 요리를 먹었다. 과분한 점심이었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했다. 멋진, 닮고 싶은 사람이다. 나이 들면서 점점 사람 만나기가 불편하고 싫어지는데. 언니는 만나고 나면 오래 여운이 남는다. 버스 타고 십 분이면 만날 수 있는 가까운 곳에 있는. 오래오래 건강하고 똑똑하고 착한 언니를 만날 수 있기를.

그녀와 그 2022.09.19

이웃집 토토로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음악:히사이시 조 (1988) 이상한 생물인 토토로와 귀여운 두 자매 (사츠키, 메이)가 시골 마을에서 환상적인 생활을 한다. 다 커서 애니메이션은 안 볼 것 같은 아들과 추석에 추억을 만들었다. 폐가 수준의 시골집에 귀신이라도 있어서 애들 무섭게 하면 어쩌나, 비 맞고 감기 걸리겠다.... 하는 걱정들이. 나는 이미 할머니급으로 마음이 늙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츠키, 메이가 정말 손녀처럼 귀여워서 보는 내내 미소를 짓게 된다. 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하며 공감할 수 있는. 그림 예쁜 예술이다. 몇 년 지나고 아들이 귀여운 아기들을 낳는다면 보여주고 싶은, 같이 보고 싶은 , 선물 같은 토토로.

노벰버 맨

감독: 로저 도널드슨 피어스 브로스넌, 올가 쿠릴렌코 추석 전날이라 티비에선 모두 특선 프로그램을 보여준다. 재미라고는 찾아볼수 없는 그렇고 그런 명절 이브의 특선 프로.... 도대체 누가? 007의 피어스 브로스넌은 화끈한 액션보다 바람둥이의 이미지가 더 남아있다. 우연히 보게된 노벰버 맨 역시 액션은 보는 사람도 힘들게 하는 면이 있다. 겨울에 아무것도 살아남지 못하듯 피터가 지나간 자리에 아무도 살아남지 못한다는 뜻으로 노벰버 맨. (디셈버가 더 춥지?) 영화가 좀 우울했는데 (정치인의 비리와 성폭행, C.I.A의 나쁜 놈들 ). 고정적으로 등장하는 뻔한 (반전도 예상이 되는) 장면들. 그런데 나이든 피어스 브로스넌의 연기가 좀 와닿는 건. 실제로 촬영 중에 딸이 난소암으로 죽었다 한다. 아무래도 ..

개똥철학 2022.09.09

히야마 켄타로의 임신

주연: 사이토 타쿠미, 우에노 주리 남자가 임신을 하고 아기를 낳아 기른다는 불가능한 주제의 넷플릭스 일본 드라마이다. 좀비나 외계인이나 영화는 불가능한 이야기를 재미나게 그려놓지만. 남자의 임신은 자주 보지 못한 소재라 좀 괴상한 소재라 생각된다. 하지만 짧은 8부작인 이 일본 드라마는. 딸, 아들 낳아 길러 본 내 입장에서는 상상만으로도 여자의 힘든 일생을 남자가 대신 경험해 주고 이해해 주면 얼마나 좋을까 그랬다. 요즘은 남자가 산고를 경험할 수 있는 장치도 있고 육아를 하는 아빠도 많아서 예전보다는 이해를 많이 받는다 해도. 현실적으로 불편하고 힘든 임신을 남자 입장에서 많이 알려준 드라마 같다. 한편으로는 남자의 임신처럼 평범을 벗어난 소수의 사람들이 겪는 비난이나 따돌림을 보여 준것 같기도 하..

개똥철학 2022.09.08

수육은 어떠신지요.

며칠 전에 18 개월 정도 아기를 부모가 야채만 먹였는데 영양실조로 죽었다는 뉴스를 들었어요. 엄마의 마음으로 이해가 되지 않으면서 죽은 아기가 너무 불쌍하더군요. 요리를 잘 못하는 엄마라 마음 한 구석은 딸, 아들에게 맛있는 반찬을 못해줘서 늘 미안해미안해 그래요. 자취하다 집으로 오는 아들에게 삼겹살이나 항정살 구워주기는 너무 식상한, 뻔한 코스라 고민 중에 태어난 수육! 요리 잘하는 엄마에겐 수육?이 고민할 거리도 아니지만. 알죠, 알지만 저에게는 고민과 연습의 결과입니다. 앞다리나 삼겹살이나 목살이나. 약간의 지방과 싱싱한 돼지고기라면 좋습니다. 큰 솥에 된장 풀어 양파 대파 사과. 꼭 사과를 넣어야 고기가 부드러운 보들살이 됩니다. 활활 끓여서 형체를 알아 볼수 없으면 맛을 보세요. 한 시간 정..

The Book of Henry.

감독: 콜린 트레보로우 나오미 왓츠, 제이든 마텔, 제이콥 트렘블레이 ( 박주호의 아들 건후를 아주 많이 닮음 ) 천재 헨리는 엄마와 동생을 잘 돌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겨우 11살인데 주식으로 돈을 벌고, 없는 아빠처럼 든든한 아들이다. 옆집 학대받는 소녀까지 구해줘야 하는 사명감을 느끼는 헨리.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소년이지만 안타깝게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눈물 쏟는 영화는 아니다. 엄마와 동생이 찔찔 울면서 비실거리는 게 아니다. 헨리가 죽기전에 가족을 위해 남겨놓은 유산이 정말 돈과 새 차 같은 물질적인 것뿐인가? 그것도 좋은 유산이지만, 오두막에 남겨놓은 사진이나 옆집 소녀와 같이 살 수 있게 한 거, 의사 선생님의 관심, 항상 옆에 있을 거라는 믿음. 이런 것들이 남은 가족들이 슬픔..

개똥철학 2022.09.06

무화과는 제 이름을 좋아할까?

추석 전후가 되면 탐나는 속살을 가진 무화과 철이 된다. 올해는 유난히 싱싱하고 예쁘기까지 한 무화과를 먹는다. 무화과는 여자들에겐 거의 불로초급의 효능을 자랑한다. 그렇지만 꽃을 먹는 거라서 꽃알레르기가 있으면 두드러기가 날 수도 있다. 꽃이 피지 않고 열매가 열리다니.... 무화과의 이름을 지은 사람은 좀 놀랬겠다. 속에 꽃이 핀거라고는 상상도 못 하고 이름을 무화과라고 정하다니. 내가 무화과라면 정말 자존심 상하겠다. 다행이라면 아직 반발하는 무화과를 보지 못해서..... 이름을 무화과에서 제대로 된 걸로 바꿔주면 좋겠다. 예를 들면, 숨은꽃방울, 맛있는 꽃, 보여라꽃...... 잘못 지어진 이름이라도 시간이 많이 지나서 고정되었다는 이유로 그냥 쓰는 게 좋은지 아니면 빨리 제대로 이름을 짓는 게 ..

클로이

위로받고 싶은 순간. 가족이 아닌, 전혀 모르는 사람. 남편을 믿지 못하고 시험하고. 결국은 자신이 바람을 피우게 되고. 아들을 사랑하고 보호한다는 말과 행동이.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주기도 한다. 클로이는 몸으로 먹고사는 예쁜 사람이다. 내 눈에 의사는 정갈하고 우아하게 아름다운 사람인데. 남편과 아들로부터 원하는 사랑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비현실적인 관심 돌리기 작전을 쓰다니. 어리석기로 결심하면 의사라도 아무 소용이 없네... 돈으로 사람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대사 한 마디, 몸짓 하나, 모두 계산하고 또 계획한 영화지만. 뻔히 알고 보는 거지만, 클로이가 창틀을 쥔 손을 놓고 죽음을 선택했을 때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왜? 그럴 가치가 없는 사람에게 너는 행복하게 잘 살아..

c.a

오래전부터 좋아한 사람이다. c.a는 똑똑하고, 배우는 거 좋아하고, 실외가 어울리는 활동가이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고, 그래서 한 번도 살이 찐 모습을 볼 수가 없다. 의류학과를 전공해서 예쁜 옷을 멋있게 입는다. 마트에서 편한 티셔츠와 바지, 운동화로 무장하는 나와는 참 비교도 안 되는 패셔니스트이다. 얼마 전에 깜짝 놀란 일이 있었다. 국제시장에서 안경을 한다고, 만나서 점심 먹자고 그래서. 일요일이라 국제시장에 문닫은 가게가 많았다. 문 닫은 가게 앞에 천 원 이천 원짜리 옷을 쌓아 놓고 파는 곳이 많았는데. c.a가 주저없이 그 옷 무더기에서 옷을 골라 입어 보고 천 원, 이천 원 옷을 샀다. 음... 남편이 교수인데, 본인도 박사학위까지 받은 교수이고. 신나게 구제 옷을 고르는 모습은 충격..

그녀와 그 2022.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