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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If I Hadn't Met You)

스페인 10부작 드라마이다. 스페인 드라마는 처음인데, 재미있게 의미 있게 감상했다. 남자 주인공 에두아르트가 키 크고 잘생긴 배우였으면 훨씬 집중해서 보았을 것이다. 여자 주인공 엘리사가 에두아르트에게 반해서 첫 키스 말고 (어릴 때 에두아르트는 귀여움) 두 번째 키스를 하는데. 나는 전혀 이해가 안 되는 장면이었다. 공감할 수 없는 남자 주인공이다. 하지만 연기는 스페인 배우 중에 최고인 듯하다. 이 드라마에선 연기를 제일 잘하는 것 같다. 아니, 제일 잘한다. 노래 잘하고 예쁘고 수학 과학까지 아주 뛰어난 엘리사. 평행우주는 다른 미드에서 종종 나오는 이론이라. 거부감은 없었다. 평행우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데, 모르는 채로 드라마로 감동을 받았다는 것은 연기가 좋았다, 극본이 좋았다 하겠다. 엘..

퍼루크 2023.01.31

수영장(특정한 사람을 묘사하는 건 아닙니다.)

강습 전에 자유수영 하다가 만난 새 친구이다. 나이는 나보다 네 살 어리지만 친구 하기로 했다.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나이 많은 소녀가장 같다. 수영하다 잠깐씩 벽에 기대 이야기하는 정보로는 확실히 아는 게 없다. 이름도 박 ㅇㅇ. 들었는데 수영장의 물소리에 묻혀 박 뒤는 듣지를 못했다. 영어 이름은 정확히 들었는데. 미혼인지 강아지에 대한 사랑이 지극하다. 나이 많으신 부모님이 번갈아 아프셔서 너무 힘들다 한다. 어찌 도와줄 방법이 없다. 힘내라고 말만 한다. 오늘은 오랜만에 자유수영하러 온 친구를 만났다. 부모님 병원 다니느라 직장도 쉬는 중이란다. 대단한 사람이다. 겉으로는 투덜대지만 부모님 돌아가실까 봐 걱정걱정이다. 아픈 부모님이라도 없으면 외로울까 봐, 미리 대걱정이다. 이 세상에 친구가 얼마..

카테고리 없음 2023.01.30

오! 나는.

나는 잘난 사람이다. 아니다. 잘 난 사람이 되고 싶다. 똑똑한 눈을 가지고 싶다. 센스가 넘치고, 눈치도 빠르고, 뭔가 가르쳐 주는 선생이고 싶다.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고 싶다. 지금은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은 사람이다. 말을 많이 줄여야 한다. 나는 여행도 많이 하고 싶다. 빠니보틀, 곽튜브, 채코제, 여행가 제이, 차박차박, 송숲, 노마드 션, 뜨랑낄로, 브루스 리.(순서가 없음) 이들을 아주 초창기부터 보아왔다. 대신여행 중이지만, 언젠가는 작은 배낭메고 떠나리라. 멋진 수영을 하고 싶다. 열심히 배워서 할머니들 가르쳐 주는 쌤이 되는 게 목표다. 나이 들면 뭐든 배우기가 힘든데. 내가 힘들게 배웠으니 힘든 할머니들 입장에서 천천히 잘 가르칠 것 같다. 한 5년 수영배우면 가능하지 않을까. ..

그녀와 그 2023.01.28

수영장 (특정한 사람의 묘사지만 꾸며낸 이야기)

오십이 넘어가면서 나이를 신경 써 계산하지 않는다. 나이가 뭔 의미? 수영장 저녁 초보반에 같이 강습 받는 그녀는 세 살 어린 동생이다. 처음 인상은 나보다 세살많은 언니였는데, 굳이 계산하자 해서 보니 내가 언니. 키가 좀 작은 그녀는 귀욤. 수영은 신장이 크면 유리하다. 170을 조금 넘는 본인은 수영장 어디든 깊지 않아 빠지겠다하는 긴장감은 없다. 하지만 귀욤이는 바닥에 발이 닿지않아 늘 긴장하며 수영을 한다. 그래도 열심히 한다. 그런 귀욤이 좋다. 처음 강습받으러 왔을때 귀욤이가 반겨주고 말 걸어주고, 다음 날은 친하게 인사해주고 . 그래서 낯가리는 까다로운 본인도 귀욤이 좋았다. 일찍 와서 연습도 같이하고. 다 벗고 샤워하는 사이라 안 친해지면 이상하지.... 귀욤이는 고향이 진주. 친구랑 결..

카테고리 없음 2023.01.26

수영하다 배고프고 .

너무 추운 저녁이다. 그래도 강습 전 자유수영하러 갔다. 30분 열심히 연습하니 배가 너무 고파서 강습은 패스하고 집으로. 영하의 날씨에 차가운 수영장에 들어가는 건 참 대단한 일이다. 거의 벗고 운동하는 수영은, 용기가 필요한 운동이다. 몸이 다 드러나서 눈치가 보인다. 늘 배를 내미는 버릇이 있어서 조심하는데, 잠깐 방심하면 배가 나와있다. 아직 초보라 뒷 사람에게 방해가 될까, 강습 진도를 못 따라갈까. 그렇지만 일단 한 바퀴를 자유형으로 쫙 돌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발리나 고급 호텔에 와 있는 착각을 한다. 나는 아주 우아한, 아름다운 모습으로 수영한다고 상상한다. 오늘은 든든히 먹고 가야하는 기온이었는데. 내일은 밥 잘 먹고 가야겠다. 아쉬운 시간이다.

카테고리 없음 2023.01.26

잘 하고싶은데요.

잘하고 싶은 게 많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첫 번째는 글쓰기. 시나 소설이나 극본이나 잘 쓰고 싶다. 느려터진 독수리 한마리로 답답하지만, 천천히 매일 습관이 되도록 연습 중이다. 자판이라도 슬슬 잘 친다면 글도 술술 잘 쓸 것 같은 느낌이다. 수영을 잘 하고 싶다. 아름답게, 우아하게. 접영이 진도가 안 나간다. 하루 두시간씩 연습하는데, 마음속으로 접영이 힘들고 무섭다 하고 자꾸 꺼리고 미루게 된다. 오른팔이 아프니 다칠까봐 겁나기도 하고. 그래도 두달 안에는 접영까지 잘하자고 목표를 세웠다. 힘내보자. 맛있는 집밥을 잘 하고 싶다.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 숙련된 솜씨를 가지고 싶다. 요리사가 되고 싶지는 않다. 거창한 요리가 아니고. 가족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평범한 집밥. 유튜브로 일주일에 ..

개똥철학 2023.01.25

법화경 사경

불경 중에 사경 하면 가장 좋은 법화경. 좋다는 것은 소원이 잘 이루어진다는 뜻일 거다. 나는 종교를 특정하지 않는다. 종교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세 번째 법화경 사경을 하는 이유는 명상을 대신해서 매일 30분 정도는 머리를 가볍게 하고 싶어서 이다. 덤으로 소원이 이루어지면 일거양득이다. 법화경 경전을 틀어놓고 사경 하면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 힘 빼고 쓰는 글씨가 마음에 든다. 전에는 나도 모르게 힘을 주어 글씨를 썼는데 요즘은 살살 써진다. 나이가 들어서 힘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사경을 하면서 힘을 안 주어도. 힘을 안 주는 게 더 곱게 끌씨가 써진다는 걸 알게 됐는지. 가족들 건강하고 아들 취직이 소원이다. 소원이 아니고 가장 바라는 대원이다. 원하는 회사에 들어갈 수 있게 엄..

퍼루크 2023.01.24

수영장, 특정한 사람을 묘사하지 않습니다.

나이하고 상관없이 수영을 잘하는 사람이 있다. 팔이 길어서 자유형을 할때 예쁘게 한다. 그런 사람이 있다. 다리도 길어서 발차기도 살살 하는 것 같은데 쭉쭉 잘 나간다. 좀 웃으면 좋겠다. 인상을 쓰면서 수영을 한다. 헥헥 숨차고 힘들다고 짜는 인상이다. 물속에 있을 때는 예쁜데, 힘들어 얼굴을 한다. 체력을 기르는 것도 권하지만, 조금 긍정적이 되면 좋겠다. 강습받으면서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는 것도 좋겠지만 (뭐 중요한 건 아니라는 생각) 수영할 때는 기분 좋게. 그러면 운동효과도 배가 될 것 같다. 나는 수영하러 간다고 가방을 챙길 때부터 기분이 좋다. 찬 수영장 물에 퐁당 들어가 50m 한바퀴 돌고 나면 발리에 온 것 같은 신나는 기분이 된다. 발리는 가 본적이 없다. 같이 강습받는 친구들이 오면..

카테고리 없음 2023.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