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철학 64

몸이 갑자기 무겁게 느껴짐...

아침에 물리치료를 받았다. 안 올라가는 팔을 먼저 뜨거운 찜질로 달래고, 징그러운 느낌의 기계 두드림을 받고, 치료사가 이리저리 팔을 구부린다. 아프고 덥고 지루하고. 그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오는 길은. 정류장 앞에 총각들의 야채, 과일 가게가 있다. 아주 큰 가게인데. 할머니들이 장바구니를 끌고 많이 사가지고 간다. 야채 가격이 많이 내렸나? 온 동네 할머니들은 다 장 보러 나은 듯 시끄럽다. 사실 총각들이 소리를 질러 손님을 끌어 모으는 건 모순이다. 살 사람은 소리 안 질러도 사고, 안 살 사람은 소리 질러도 시끄럽기만 하다. 나는 안 살 사람이다. 버스 오면 조용히 버스 타고 집에 가고 싶다. 더운데 온갖 소음으로 더 덥고 지친다. 억지로 팔을 꺾고, 돌리고,. 이것이 과연 치료인가? 의심할 기..

개똥철학 2023.06.28

먹고 죽자? 조금 먹고 안 아프기.

먹을 거 참 많은 시대이다. 하루 세끼뿐 아니라 네 끼, 다섯 끼도 먹고. 먹방이 인기고, 먹기위해 해외여행을 가는 시대이다. 먹는 거로 스트레스를 풀고, 힐링까지 한다. ( 뭐든 힐링을 붙이는 건 좀 이해가 되지 않음.... 뭔 상처가 그리 많은지. 진짜 아픔을 분간하기 힘들다.) 음식이 중요하긴 하지. 나는 유별나게 식탐이 있는건 아니다. 요리하는 걸 좋아하지도 않고. 많이 먹지도 않는다. ( 얼마 전에 지리산 흑돼지는 나답지 않게 많이 먹었다.) 완당, 라조육, 언양식 칼국수, 옥수수.... 무한리필식당이나 뷔페는 좀 버겁다. 많이 먹고 살이 안 찌는 체질이면 좋은데. 내가 아는 여행작가님은 역류성 식도염으로 고생 중이다. 나도 몇년 전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역류성 식도염에 걸렸었다. 앉아 있는데..

개똥철학 2023.06.25

신념의 마술. 명상은 온갖생각을 자유롭게 풀어 놓아버리는거?

하루 약 30분. 법화경 사경을 한다. 팔이 부실하다 보니 글자를 쓰는 것이 편하지만은 않다. 그래도 매일 사경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소원을 이루기 위해? 명상을 하기 위해? 마음의 평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신념을 가지기 위해서다. 나의 주된 신념은 내가 생각하는 나로 살기. 중심을 가지고 흔들리지 않는 근육질의 마음을 가지기. 사경을 할때 법화경 동영상을 틀어 놓고 귀로도 듣는다. 하지만 온갖 쓸데없는 생각이 머릿속을 헤엄치고 다닌다. 그런다고 포기하고 그만두지 않는것이 포인트. 그냥 떠으르는 생각들은 내버려 두고. 손은 쓰고 눈은 보고 귀는 듣고. 그러면 된다. 오래 사경을 하다 보면 불교인이 되는 게 아니라 생각을 놓아두는 편안한 상태를 얻게 된다. 종교, 특히 불교가 나의 정체성을 ..

개똥철학 2023.06.25

차박차박.. 아주 유명해졌으면 좋겠다 여행유튜버

터키에서 한겨울, 배탈이 나서 일주일을 거의 먹지도 못하고. (그때는 터키였음) 고생하던 차박차박을 처음 유튜브로 만났다. 지금은 십만이 넘은 유투버지만. 휴식없이 꾸준히 걷는 여행을 한다. 썩 미남은 아니지만 웃는 모습은 훈남이고. 세계 어디를 가도 현지와 잘 어울리는 사람. 영상 뒤는 모르겠지만, 크게 화내는 걸 볼 수가 없다. 일본에서도 걷고, 스페인 순례길도 걷고, 영국, 룩셈부르크, 이탈리아. 걷기 전도사이다. 지금은 인도네시아에 있다. (유튜브상...) 내가 기억 못 하는 세계, 내가 가지 못한 세계, 가고 싶은 세계를 볼 수 있는 사람. 가끔은 혼자라 외로워 하지만 씩씩하게 차박차박 세상을 걷는 사람. 더 유명해져서 그가 이끄는 아름다운 세상을 같이 공유했으면 좋겠다. 강추.

개똥철학 2023.06.17

프라이팬

살면서 프라이 팬은 많이 사고 많이 버렸다. 이사하면서 낡은 것들을 버리고. 아껴두었던 새 프라이팬을 꺼냈다. 28센티의 브랜드는 모름, 코팅팬. 깊이가 좀 있어서 많은 양을 볶기도 좋고 깔끔한 외관이 보기도 좋다. 그러나 나에겐 치명적 단점이 있으니. 너무 무겁다. 요리까지 담겨있으면 많이 무거워서 들기가 상당히 곤란하다. 오른팔이 오십견으로 기능 상실된 점도 프라이팬에 대한 생각을 더 하게 만든다. 가볍고 얇은 팬은 쓰기엔 좋지만 금방 가운데가 들고일어난다. 코팅이 쉽게 타 버려서 버려야 되고. 나이가 들수록 요령은 생기지만, 허무하게 근육은 날아가 버린다. 좀 괜찮은 프라이팬 쓸려면 헬스를 해야 한 판. 가볍고 안 달라붙고 깊이 있는 좋은 프라이팬. 누가 선물 해 준다면 감사.

개똥철학 2023.06.13

공원을 전세 냈어요?

양산 황산공원은 내가 알고 있는 공원중 최고의 공원이다. 외국의 공원은 모르겠지만. 계절에 맞는 꽃들이 피고, 멋진 나무들이 숲을 키우고, 낙동강에선 살살 바람이 불고. 시민들의 야구장, 여름이면 아이들 수영장, 캠핑장도 있다. 나는 강가에 나무밑에 의자를 펴고 태양을 요리조리 피해 물멍하기를 제일 좋아한다. 오늘은. 누가 몇 시간을 계속 청승맞게 똑같은 노래를 색소폰으로 불러댔다. 연습하러 공원에 온듯 했다. 정말 더럽게 연주라고 하기에 민망한.... 소음. 어디서 그러는지 보이지도 않고. 아무리 공원이라도 몇 시간 민폐 소리를 내는 건 아니지 아니지..... 본인이 좋으면 만사 오케이? 아. 너무 괴로웠다. 밝은 노래도 아니어서 우울하고 짜증이 났다. 결국 일찍 집으로 돌아왔지만. 기본적인 예의는 좀..

개똥철학 2023.06.04

나이트 쉬프트 THE NIGHT SHIFT

오운 맥컨 (티시), 질 플린트 (조던), 스콧 울프(스캇), 브렌단 페어(드류) 병원드라마의 전형적인 재미를 다 가지고 있다. 배우들이 다른 병원미드보다 젊은 층이다. 잘 생긴 의사도 많이 나온다. 흠이라면 매회 극단적인 환자와 억지스러운 사건. 시즌4까지 나온 드라마인데, 시즌3까지 볼 수 있다. 매번 종료된 미드를 끝을 모르고 중단해야 하는 찝찝함. 군인이었던 의사가 많이 나오는 편이다. 전쟁씬도 많이 나오고. 병원 응급실의 야간 책임자들의 상황도 전쟁과 같다. 밤을 새우며 응급처치를 하고, 수술을 하고... 재미로 보지만 어떤 장면은 현실 같아서 눈물이 난다. 총상이나 약물중독은 우리 현실과는 좀 거리가 있지만. 드류가 브리아나를 입양하기 위해 애쓰는 시즌3은 가장 공감이 가는 편이다. 빨리 시즌..

개똥철학 2023.05.16

접영이 쪼끔 되는가 싶다.

오늘 자유수영은 참 의미가 있는 시간이었다. 내 마음으로 접영이 아주 조금 되는 듯하다. 몸이 발차기에 의해 조금 자연스럽게 뜬다. 접영 발차기가 오늘 갑자기 되는 듯하다. 전부 내 기분에 그렇다는 말이다. 여전히 남들이 보면 썩은 접영을 하네.... 하겠지만. 내일도 일찍 가서 접영 연습을 할 것이다. 참으로 지루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발리에 수영하러 간다 생각하고. 멋진 접영을 하게 되는 날이 오겠지? 기대된다.

개똥철학 2023.04.24

나는 기계에 의존해서 생명을 연장하는 것에 반대한다.

7년 동안 혼수상태인 어떤 아버지가 장이 괴사되어 수술을 해야 하나, 아니면 그냥 죽을 때를 기다려야 하나. 자식들이 서로 생각이 달라서 수술하자는 사람, 이제 그냥 보내야 한다는 사람들이 결국엔 의가 상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미리 내 생각을 적어 놓는다. 의식불명, 혼수상태, 뭐 이런 비슷한 지경이 되면 나는 이미 죽었다고 생각한다. 몸만 남은 그것이 나라고 말할수 없다. 병원이나 요양원에서 자리하나 차지하고 있고 싶지는 않다. 원 없이 잘 살았으니 빨리 정리해 줘서 편하게 해 주길 바란다. 남들이 어찌 생각하는지는 내가 상관할 일이 아니다. 나의 목표는 살아 있을때 재미나게, 열심히 살고. 죽으면 잘 죽어서 다시는 태어나지 않고 없어지는 것이다. 절대 몸만 남은 이상한 상태로 나를 남겨두지 마시라.

개똥철학 2023.04.21

굳세어라

요즘은 자주 비가 내린다. 스치듯 봄은 여름으로 달리는 느낌이다. 작년 11월부터 수영강습을 받았는데, 벌써 4월도 반이 넘게 지났다. 그런데도 나의 접영실력은 참으로 부끄럽고 짜증 나는 모양새다. 자유형, 배영, 평영, 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폼 나는 실력을 가졌는데... 접영만 시작하면 아주 몸을 숨기고 싶다. 강사샘 몰래 집에 간 적도 있다. 힘없는 팔 돌리기, 밀어내지 못하는 발차기, 숨쉬지 못하는 어리석은 타이밍.... 전부 제대로 하는게 없다. 그렇다고 노력을 안하는 것도 아니다. 어깨가 아파서 아주 팔을 못 들 정도로, 자유수영 한 시간을 매일 하는데도. 영상으로 접영에 관한 자료를 많이 보고, 머리로는 선수못지 않게 잘할 것 같은데. 다른 것 보다 접영을 잘 하고 싶다. 내일이면 또 퍼덕이며..

개똥철학 2023.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