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물리치료를 받았다.
안 올라가는 팔을 먼저 뜨거운 찜질로 달래고, 징그러운 느낌의 기계 두드림을 받고, 치료사가
이리저리 팔을 구부린다.
아프고 덥고 지루하고.
그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오는 길은.
정류장 앞에 총각들의 야채, 과일 가게가 있다.
아주 큰 가게인데.
할머니들이 장바구니를 끌고 많이 사가지고 간다.
야채 가격이 많이 내렸나?
온 동네 할머니들은 다 장 보러 나은 듯 시끄럽다.
사실 총각들이 소리를 질러 손님을 끌어 모으는 건 모순이다.
살 사람은 소리 안 질러도 사고, 안 살 사람은 소리 질러도 시끄럽기만 하다.
나는 안 살 사람이다.
버스 오면 조용히 버스 타고 집에 가고 싶다.
더운데 온갖 소음으로 더 덥고 지친다.
억지로 팔을 꺾고, 돌리고,.
이것이 과연 치료인가?
의심할 기운도 없다.
수영 갈 시간에 눕고 싶은 마음이다.
자유수영 시간에 대충 몸을 푸는데 힘이 팍 들어간다.
몸이 자꾸 가라앉아 힘이 더 든다.
이런 날이 있다.
옆에서 같이 수영하는 친구가 징징 댄다.
아프다는 하소연을 들어주고 위로해 주기가 귀찮다.
나만 보면 우는 소리를 한다.
이런저런 위로의 말과 잘 들어주는 시간이 오늘은 짜증 난다.
나도 나도 아프다고.
하루가 끝나는 밤이다.
개구리들이 시끄럽게 개굴거린다.
오늘하루 지루했는데, 그래도 해야 할 일은 다 했다.
내일은 차분하고 조용하고 즐거운 하루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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