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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영이 쪼끔 되는가 싶다.

오늘 자유수영은 참 의미가 있는 시간이었다. 내 마음으로 접영이 아주 조금 되는 듯하다. 몸이 발차기에 의해 조금 자연스럽게 뜬다. 접영 발차기가 오늘 갑자기 되는 듯하다. 전부 내 기분에 그렇다는 말이다. 여전히 남들이 보면 썩은 접영을 하네.... 하겠지만. 내일도 일찍 가서 접영 연습을 할 것이다. 참으로 지루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발리에 수영하러 간다 생각하고. 멋진 접영을 하게 되는 날이 오겠지? 기대된다.

개똥철학 2023.04.24

나무

죽은 화분의 꽃을 버리고 나무를 심었다. 너무 일찍 꽃을 밖에 내놓았더니 춥다고 죽었다. 금사철과 율마 두개씩 사 와서 심었다. 빌빌 목을 쭉 내민 다육이들은 한 곳에 다시 심었다. 영양가라고는 하나도 없는 다육이보다 작지만 윤기가 흐르는 나무들에게 관심이 간다. 다육이의 시대는 보낸다. 잘가라 다육이들, 미워서가 아니라 재미가 없다. 이제 나무를 잘 키워볼 생각이다. 다음 주엔 커피나무에 다시 도전. 장미도 키워보고 싶다. 왜? 변덕스럽게 하고 싶은 일이 생기나 모르겠네...

나는 기계에 의존해서 생명을 연장하는 것에 반대한다.

7년 동안 혼수상태인 어떤 아버지가 장이 괴사되어 수술을 해야 하나, 아니면 그냥 죽을 때를 기다려야 하나. 자식들이 서로 생각이 달라서 수술하자는 사람, 이제 그냥 보내야 한다는 사람들이 결국엔 의가 상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미리 내 생각을 적어 놓는다. 의식불명, 혼수상태, 뭐 이런 비슷한 지경이 되면 나는 이미 죽었다고 생각한다. 몸만 남은 그것이 나라고 말할수 없다. 병원이나 요양원에서 자리하나 차지하고 있고 싶지는 않다. 원 없이 잘 살았으니 빨리 정리해 줘서 편하게 해 주길 바란다. 남들이 어찌 생각하는지는 내가 상관할 일이 아니다. 나의 목표는 살아 있을때 재미나게, 열심히 살고. 죽으면 잘 죽어서 다시는 태어나지 않고 없어지는 것이다. 절대 몸만 남은 이상한 상태로 나를 남겨두지 마시라.

개똥철학 2023.04.21

영어 필사

영어 필사한 지 열흘이 되었다. 한 바닥이 안 되는 짧은 글을 필사한다. 영어 안 쓴지가 너무 오래되어 한 바닥 베껴 쓰는 것도 일이다. 그래도 매일 빠트리지 않고 정성을 들인다. 돈 드는 일도 아니고, 돈이 되는 일도 아니지만 재미있다. 두세 번 읽어보고 해석도 해 보고. 외우는 것은 전혀 안되지만 자꾸 하다 보면 잊어버리는 단어보다 머리에 남아지는 단어가 더 많아 질거라고 기대한다. 뭔가 긍정적이고 용기를 주는 좋은 글들이라 읽어보고 좋은 마음을 얻기도 한다. 수영하는 것은 몸을 튼튼히 하는 거고, 영어 필사하는 것은 머리를 튼튼히 하는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나의 저녁은 전혀 심심하지가 않다. 자랑 끝.

카테고리 없음 2023.04.20

우리집

수영을 마치고 집으로 오다가 사진을 찍었다. 8시 조금 넘은 시간인데 아주 밤처럼 조용하다. 장미가 탑을 둘러싸고 크고 있다. 이 시간 이곳이 참 좋다. 10년 넘게 살고 있는 이곳에서 나의 화려한 전성기가 있었다. 뒤돌아 보면 치열하고 이를 악물고 살았던 곳. 그렇게까지 열심히 살아야 했을까?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 여유 있게 살아도 됐을 것 같은데. 후회는 없지만 그렇다고 썩 잘 한것 같지도 않다. 모르겠다. 나이가 이렇게나 많은데도 모르겠다. 인생을 어덯게 살아야 제대로 사는 건지, 잘 모르겠다. 오늘 한 아이돌 청년이 죽었다. 힘들었다는데.... 얼마나 힘들었으면 죽음을 선택했을까? 이해는 조금 되지만 실감은 못하겠다. 실감이 안될 정도로 나는 힘든 적이 없었나보다. 아니, 나도 죽고 싶을 만큼 ..

지겨운 오십견

언제부터 오른쪽 어깨는 문드러져 끊임없는 고통을 두드린다. 아마 일 년은 좀 안된 시간이다. 1월에 정형외과에서 오십견이라고 판정을 받았다. 그전에는 어깨가 아프면 한의원 가서 침, 부황, 물리치료 등등을 받았다. 파스도 붙이고. 수영도 어쩌면 어깨를 풀어보자는 목표로 시작했다. 죽을병도 아니고, 자주 아팠지만 또 자주 안 아파서 질질 시간을 끌었다. 병원에서 어깨에 바로 주사를 맞고 4일 있다가 또 주사 맞고. 그러고 안 아픈 어깨로 신났는데.... 얼마 못 가서 어깨는 또 언제 주사 맞았냐 하며 예전의 통증을 그대로 복사. 이틀 전에 정형외과 가서 주사 맞고 물리치료를 받았다. 그날은, 그날만은 안 아픈 어깨.... 아침에 어깨가 아파서 일어났다. 징그럽게 내 오른쪽어깨는 징그럽게 아프다. 스트레칭을..

카테고리 없음 2023.04.19

굳세어라

요즘은 자주 비가 내린다. 스치듯 봄은 여름으로 달리는 느낌이다. 작년 11월부터 수영강습을 받았는데, 벌써 4월도 반이 넘게 지났다. 그런데도 나의 접영실력은 참으로 부끄럽고 짜증 나는 모양새다. 자유형, 배영, 평영, 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폼 나는 실력을 가졌는데... 접영만 시작하면 아주 몸을 숨기고 싶다. 강사샘 몰래 집에 간 적도 있다. 힘없는 팔 돌리기, 밀어내지 못하는 발차기, 숨쉬지 못하는 어리석은 타이밍.... 전부 제대로 하는게 없다. 그렇다고 노력을 안하는 것도 아니다. 어깨가 아파서 아주 팔을 못 들 정도로, 자유수영 한 시간을 매일 하는데도. 영상으로 접영에 관한 자료를 많이 보고, 머리로는 선수못지 않게 잘할 것 같은데. 다른 것 보다 접영을 잘 하고 싶다. 내일이면 또 퍼덕이며..

개똥철학 2023.04.18

더 레지던트

애틀란트의 체스테인병원 이야기. 시즌6까지 있는 미드. 콘래드, 닉, 데본, 벨등이 나오는데... 딱 시즌4까지는 재미있고, 꽉 찬 느낌의 드라마인데. 시즌 5, 시즌6은 결혼한 주인공 닉이 갑자기 원인 모를 병으로 죽어 버린다. 죽였다가 맞는 말이겠다. 시즌 5부터는 늘어지는 이야기와 재미없는 에피소드. 번역까지 마음에 안든다. 콘래드가 갑자기 데본에게 존댓말을? 제발 자막 다는 게 시급하더라도 전편 좀 보시고요.... 시즌 4에서 끝났으면 좋았을 더 레지던트.... 물론 오기로 끝까지 다 보긴 했지만, 이제 시작하는 시청자들은 시간을 아끼시라. 보다가 졸음과 싸워야 한다. 많이 아쉬운 드라마다. 미나 오카포라는 매력적인 캐릭터도 나이지리아로 보내버린다. 참....

개똥철학 2023.04.15

꽃보러 가자

벚꽃이 다 지나갔다. 꽃구경하러 일요일, 꽃시장에 갔다. 멀리서 봐도 예쁘고 가까이 가면 향기도 예쁜 꽃들. 겨울에 집에 있는 많은 애들 죽이고, 새 아기들 사러 나온 사람도 많네. 레몬은 작년에 열린 것들일 텐데... 손님들이 보고 사가라고 아직도 매달아 놨다. 안쓰러운 모양들도 있다. 유리온실 작은 거 하나 있으면 좋겠다. 장사할 건 아니고. 작은 꽃들, 레몬트리, 다육이, 상추.... 매일 들여다보며 살고 싶다.

크리미널 마인드

참 오래도록 신경 쓰며 본 미드이다. 시즌 16까지 거의 모든 에피소드를 봤다. 잔인하기 1등이고, 나도 FBI가 된 듯 머리 쓰면서 봐야 하는 치열한 드라마. 특이하고 특별한 캐릭터 보는 재미가 있다. 너무 긴 여정을 가다 보니 주인공들이 죽기도 하고, 나가기도 하고. 그렇지만 거의 모든 인물들이 사랑스럽고 특출나다. 처음 보는 사람은 시즌 1부터 정주행 하는 걸 추천하지 않는다. 너무 오래전에 나온 에피소드는 재미가 없다. 적당한 시즌을 정해서 시작하는 걸 추천한다. 절대로 식사하면서 보지 말고 운동하면서 보면 시간이 잘 갈 것이다. 세상에 별 나쁜 놈 많고 정신이상자 많지만. 프로파일러들이 차근차근 수사해 나가는 재미가 큰 미드. 추천 추천.

퍼루크 2023.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