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루크 322

살인자의 쇼핑몰 강지영 장편소설

상상력이 예술이다. 소설은 이래야 한다. 이런 무한의 상상력이 부럽고 부럽다. 책보다 유튜브로 간략하게 정리한 드라마를 봤다. 보고 싶었지만, 디즈니+라니.... 이거 볼려고 디즈니를 구독할 수는 없다. 안 그래도 넷플릭스, 쿠팡플레이, 웨이브, 애플티비... 마침 도서관에서 책을 만나게 됐다. 책은 드라마보다 훨씬 간단하다. 깔끔하다. 정리해 놓은 드라마를 보고 책을 읽으니 그림이 그려진다. 책에서 삼촌(진만)은 대머리에 못 생긴 아저씨인데, 드라마 주인공인 '이동욱'은 정말 멋지고 대단하다. 뭐 그런 괴리야 당연한 거지만. 조금은 허술하고 간단한 책을 보고 어마어마하게 멋진 드라마를 만든 이권, 노규엽 연출가가 누구인지 정말 궁금해진다. 제2권도 읽어야겠다. 강추.

퍼루크 2024.04.16

바이올렛 신경숙 장편소설

바이올렛(양장본 Hardcover) 한국문학을 말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성취를 이루어낸 작가 신경숙의 네번째 장편소설 『바이올렛』이 영어판 출간과 발맞추어 개정판으로 독자들을 다시 찾아온다. 작가의 소설은 한국을 넘어 전 세계 독자들을 매료시키며 한국문학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알려나가는 중이다. 영어판 『바이올렛』 또한 “마음을 단단히 먹고 읽어야 하는 작품” “미묘하고 깊고 독특한, 진정한 문학작품”, “고립된 젊은 여성을 바라보는 충격적이고 훌륭한 시각”으로 “자신의 욕망을 추구하는 절박함을 능숙하게 포착”한 작품이라는 평을 받으며 영국과 미국에서 출간되었다. 국내에서 2001년 여름 초판 발행된 『바이올렛』은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로, 신경숙 소설 특유의 처연한 슬픔과 은은하게 서린 정염이 어우..

퍼루크 2024.04.14

그림자살인

홍진호(황정민), 장광수(류덕환), 순덕(엄지원), 오영달(오달수) 일단은 좀 색다른 영화. 조선시대 탐정과 의생의 조합이다. 잠깐이지만 양반댁 마님이 발명가이기도 하다. 이야기는 초반에 흥미롭고, 중반을 넘어가며 단순하게 범인이 보인다. 그래도 실제로 존재하던 세상보다, 상상의 세상이라 생각하고 보면 재미있다. 조선시대에도 사람이 살았고 지금이나 그때나 사람이 저지르는 나쁜 일은 크게 다르지 않구나. 양복을 입은 (꽉끼는) 황정민과 키가 작지만 아주 똑똑하게 보이는 류덕환과 너무 예쁜 순덕. 세 사람의 연기가 잘 어울린다. 장터에서의 액션씬은 좀 과하다는 생각이 있지만, 그래도 진호가 군인이었으니 이해는 된다. 아무리 의생이라도 시체를 주워 와 해부를 한 설정은 무리가 아닌가? 따지고 보면 재미가 없다..

퍼루크 2024.04.10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마치다 소노코 지음, 황국영 옮김. '편의점'이 들어간 책이 많다. '불편한 편의점'을 먼저 읽었다. 전자책으로 읽었는데 의미 있게 재미나게 읽었다.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은 워낙 광고를 많이 해서 한번 읽어 본 책이다. 일본 기타큐슈 모지항이 무대이다. 점장인 '시바',무엇이든 맨 '쓰기', 파트타임 직원 '미쓰리', '쇼헤이'가 주요 인물이다. 술술 잘 읽을 수 있는 에피소드가 텐더니스 편의점을 이야기해 준다. 그리 특별한 소설은 아닌데, 왜 베스트셀러가 됐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표지가 요즘 유행하는 분위기라서? 쉬운 내용이라 잘 넘어가서? 일본의 편의점 도시락이나 디저트가 잘 묘사되어서? 나는..... 대단한 기대를 가지고 읽었는데 조금 실망. 처음부터 기대를 가지지 않고 읽으면 재미있는 책이 될..

퍼루크 2024.04.03

밤길 신경숙 소설

죽음은 거국적인 상대든, 개인적인 것이든.... 황망하고 슬픈 것이다. 나이가 많은 노인은 죽고 싶어도 죽지를 않고, 너무 아까운 사람은 일찍 죽기도 한다. 그 죽음을 지켜보는 사람은 자책을 하기도 하고 끝없이 후회하기도 한다. 그러나 죽지 않는 사람이 있나? 조금 일찍 죽거나 많이 일찍 죽거나.... '밤길'을 정처 없이 걸어가는 중이다. 작가의 죽음에 대한 표현은 눈 내리는 추운, 목적 없는 곳을 새벽에 걸어가는 나. 위로를 주고 싶다. 네 탓이 아니야. 네 탓이라고 하지말고 잠깐만 슬퍼하고 다시 너의 자리에 돌아가. 새벽이 지나고 아침이 오면 네 길로 돌아가. 사랑하는 아이를 위해서, 네 친구를 위해서 남은 사람을 위해서. 그리고 너를 위해서.

퍼루크 2024.03.29

겨울우화 신경숙소설

1985년 '문예중앙' 등단작. 1985년은 내가 대학교에 입학한 해이다. 소설의 내용과는 다르게 꽤 현대적이고 과학적이었던 때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하나도 그렇지 못했다는 건 요즘에야 절실히 느낀다. '겨울우화'라는 제목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동물이나 사물을 빗대어 교훈을 주는 이야기는 아니고. 하늘에서 비처럼 내리는 꽃은 더더욱 아니고. 두 사람이 서로 마주 보고 이야기한다는 뜻인지... 아니면 어리석은 이야기? 나의 1985년을 비교하며, 나의 어리석고 유치했던 그때를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의 나는 여전히 어리석고, 유치하고 모순적이다. 남에게 설명하기 어려운 나를 안고 있다. 어느새 노인이 되어 길에서 쓰러져 남의 등에 업혀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가 되었다. 1985년의 나는 지금의 나를 상상..

퍼루크 2024.03.28

파친코

선자(윤여정), 한수(이민호), 어린 선자(김민하), 솔로몬(진하), 모자수(박소희) 8부작 드라마. 원작 소설보다 표현이 더 섬세하다고 한다. 아직 소설을 읽어 보지 못했다. 소설은 모든 것을 상상해서 오로지 읽는 동안 감독이 되는 극히 주관적인 것이다. 드라마나 영화는 감독의 생각이나 의지가 훨씬 많이 들어가 있는. 머리 안 쓰고 편안히 주입식 감상만 하면 되는데, 보통은. 그러기엔 '파친코'는 매회마다 그냥 보기만 하지 말고 생각을 하라고, 의도한 단서들을 잘 찾아보라고 하고 있다. 화면의 비율이나 과거에서 더 과거로 움직이는 (순간순간) 빠른 전환이나. 7화의 한수 에피소드는 왜 이민호를 한수로 캐스팅해야 하는지도 잘 보여준다. (이민호의 연기가 인물만큼 멋있다.) 8부의 드라마이고 주인공은 선자..

퍼루크 2024.03.23

그레이하운드

어니스트 크라우스 중령, 함장(톰 행크스), 찰리 콜 소령(스티븐 그레이엄), 조리장 조지 클리블렌드(칼 글루스맨) 소설( 더 굿 세퍼드)이 원작인 전쟁 영화. 톰 행크스의 영화이다. 2차세계대전 중 대서양을 건너 유럽에 전쟁물자를 보급하는 많은 배들을 호위하는 선두의 배를 지휘하는 함장이 주인공이다. 각본과 주인공을 했으니 톰 행크스의 영화가 맞겠다. 처음은 불안한 행보를 보이지만, 능력 있는 함장으로 존경을 받는다. 우리나라의 이순신잔군과는 비교할수 없지만. 알 수 없는 숫자와 용어들을 함장의 지휘아래 체계적으로 움직이는 해군이 멋있게 보인다. 아날로그 시대라 뭐든 사람의 힘으로 전쟁을 치르는 과정이 참 힘들어 보인다. 소리가 참 신기했다. 다른 영화에서 들을 수 없는 웅장하고 철렁하고 돌고래소리 같..

퍼루크 2024.03.19

파묘

파묘 미국 LA, 거액의 의뢰를 받은 무당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은 기이한 병이 대물림되는 집안의 장손을 만난다. 조상의 묫자리가 화근임을 알아챈 ‘화림’은 이장을 권하고, 돈 냄새를 맡은 최고의 풍수사 ‘상덕’(최민식)과 장의사 ‘영근’(유해진)이 합류한다. “전부 잘 알 거야… 묘 하나 잘못 건들면 어떻게 되는지” 절대 사람이 묻힐 수 없는 악지에 자리한 기이한 묘. ‘상덕’은 불길한 기운을 느끼고 제안을 거절하지만, ‘화림’의 설득으로 결국 파묘가 시작되고… 나와서는 안될 것이 나왔다. 평점 10.0 (2024.02.22 개봉) 감독 장재현 출연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이도현, 김재철, 김민준, 김병오, 전진기, 박정자, 박지일, 이종구, 이영란, 정상철, 김지안, 김태준, 김서현..

퍼루크 2024.03.16

아버지에게 갔었어 (신경숙 장편소설)

신경숙 작가의 표절사건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렇게나 글을 잘 쓰는 '작가'인데 뭐가 아쉬워 표절을 했을까? 그러면서 또 한편으로 이해가 되기도 한다. 자신을 넘어선 기대와 신뢰가 '독'처럼 자신을 공격했을지도 모른다. 평범한 독자들이 무엇을 알겠는가? 표절을 확실히 하고, 뚜렷한 사과를 하지 않은. '신경숙작가'의 소설을 왜 읽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완벽하게 내 인생에서 '아버지가 없다'로 결정이 났다. 나는 아버지가 죽었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나에게 아버지는 없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아버지'라는 제목이 들어간 소설책을 호기심에 또 집었는지 모르겠다. 이틀 동안 이 책을 계속 읽었다. 읽었고, 눈물이 났고, 작가는 정말 바보구나하는 생각을 내내 했다. ..

퍼루크 2024.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