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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국수 (알라딘 중고서점 덕천점 옆)

'울타리없는 만두집' 덕천점.아주 작은 가게라 자연스레 몸이 작아지는 느낌이 든다.밖에는 만두가 하얀 김을 뿜고 있다.만두집이지만 나는 칼국수가 좋다.6000원.어느 가게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칼국수지만. 안과에 정기 검사를 하고 두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이럴 때는 칼국수 한 그릇 먹고, 바로 옆에 있는 중고서점을 가서 책 구경도 하고책도 사고.미리 계획을 하고 외출을 한다.안과와 칼국수 그리고 책.잘 어울리는 스케줄이다.오늘처럼 추운 겨울엔 칼국수의 뜨끈한 그릇이 반갑다.구석진 자리에서 천천히 호호 불며 먹는 칼국수는 평범하지만은 않다.도사님들의 무심한듯 끓여내는 칼국수는 완전하다.맛있다.두시간 기다려도 좋은 안과의 진찰이 칼국수 때문이라면 맛이 상상이 될까? 7권의 책을 오만 원이 안 되는 돈으로..

명탐정의 창자 (시라이 도모유키)

특수설정 미스터리호러추리소설.그러나 독자가 추리할 수 있는 건 아니다.특히 일본인이 아닌 외국인이 전통 일본의 귀신이야기나 지옥이야기에 충분히 공감할 수는 없다.아무리 번역을 잘 했다해도 뭐 이해도 안 되고.잔인하고 어릴 때 왕따를 당한 범인이 귀신으로 태어나 몸을 옮겨가며 살인을 하는....일본적인 이야기이다.창자가 흘러나오는 끔찍한 죽음을 당한 탐정이 몸을 바꿔 다시 태어나 몸종을 데리고 범인을 잡는데, '하라와타' (일본어로 창자)가 후에 탐정이 된다..... 400페이지 조금 넘는 추리소설은 하루 만에 읽을 수 있는데, 이 책은 4일이 걸렸다.읽다가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다.도대체가 뭔 공감이 되고 상상이 돼야 읽지...그래도 다 읽고 나니 뭔 이야기인지 내용은 자리가 잡힌다.특수설정 추..

퍼루크 2024.12.26

카페포븐과 우리언니

한 해를 무사히 살아내고 따뜻한 밥 한 끼를 같이 먹는 것은 참 마음이 그득해지는 일이다.부산과 가까운 곳이지만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은 카페를 언니와 다녀왔다.생긴지 얼마 안 되는 대형카페.점심시간이 지나자 손님들이 밀려온다.아주 대단한 화장실을 가지고 있는 카페이다.사진을 찍을 수 없는 장소라 직접 가보길 추천.자주 만나는 언니는 아니지만.내 마음속 '숨마쿰라우데'인 언니.고마운 사람이고, 존경스러운 사람이고, 내게 많이 주는 사람이다.아저씨 또한 늘 나를 응원해 주는 형부 같은 사람이고. 좋은 사람들과 만나면 커피맛이나 빵맛이나 자세히 음미할 여력이 없다.그동안 어찌 살았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하느라 바쁘다.올해는 놀라고 무섭고 황당했던 계엄, 그 잔인한 시간에 대해 공통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개똥철학 2024.12.22

경남 고성 송학동 고분군과 금천식당

추워도 너무 춥다.부산은 따뜻한 남쪽나라인데도 12월 21일은 밖에 나가기 무섭다.그래도 고성 송학동 고분군을 가기로 계획했으니, 추위를 무시하고 출발.간단히 먹은 아침이 탈이 나서 가는 길이 고역....경남 고성은 통영으로 가는 길에 지나치기만 했다.공룡박물관도 있지만 항상 패싱.고분군은 신기하게도 고성 시내에 있어서 길을 헤맬 기회가 없다.바로 옆에 박물관에서 스탬프를 찍을 수 있다.'삐리한' 가야라고 생각했는데, 최근에 둘러본 고령 함안 창녕 김해 고성 옥전등의 고분군을 보면찬란하고 강한 문화를 가진 '대단한' 가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맛집에 대한 집착은 없다.그래도 이왕 먹는 점심, 맛있는 뭔가를 먹고 싶은데.시내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는데.지나가던 아줌마의 추천으로 '금천식당'에 들어가게 됐다.동태..

퍼루크 2024.12.21

무지개를 연주하는 소년 (히가시노 게이고)

히가시노 게이고의 새로운 세상에 대한 열망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물론 재미있고 신선한 소재이다.절대음감을 가진 사람이 있듯, 절대색감을 가지고 태어난 소년.뇌내마약이란 이름으로 진화의 기회를 차 버릴려는 기득권자들.어느 시대나 어느 나라나 한결같이 권력자들은 멍청하고 악랄해서.깨끗하고 능력있고 착한 이런 초인들을 죽이려고 했다.지금도 우리는 생방송으로 보고 있지 않은가? 결국 인간은 멸종의 수순을 밟을 것 같다.그 전에 '미쓰루'같은 주인공이 나타나길 바란다. 김난주는 작가와 같은 해에 태어난 번역가이자 작가와 밤을 새워 얘기하기도 한다.해설도 재미있는데, 작가와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님이 너무 부럽다.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올해 안에 다 읽겠다는 계획은 완성하지 못할 것 같다.이미 올해가 거의 다 가..

퍼루크 2024.12.19

해외여행이 싫어요.

해외여행을 많이 가본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예 안 가본 것도 아니다.여행을 좋아하지만, 집에 있는걸 더더더 좋아한다.여행유튜버가 찍어 온 동영상을 아주 많이 보지만.비행기를 타고 직접 가는것은 싫다.내가 싫은거지, 해외여행 가는 사람은 응원한다.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잠을 잘 잘 수가 없다.집에서는 혼자 이것 저것하다 늦게 자는데.여행 가면 남들하고 같이 자야 하고 온 신경이 내가 남에게 폐가 되지 않을지걱정이 된다.자다가 두 세 번 깨는데, 화장실 가는 소리가 남들에게 들릴까 봐 그것도 걱정이다.여행 가서 혼자 잘 돈도 없고 용기도 없다. 먹는것도 참 곤란하다.홍콩이나 대만의 길거리에서 나는 고기 삶는 냄새나 쿰쿰한 냄새는 공격적이다.그냥 참고 넘어가기 힘든 냄새라.현지식을 잘 먹지 못하고, 그렇다고..

개똥철학 2024.12.15

불문율 (미야베 미유키)

지하도의 비결코 보이지 않는다불문율혼선영원한 승리무쿠로바라안녕, 기리하라 씨 아무 연관성없는 일곱 가지 이야기의 단편집.단편집의 매력은 오직 짧다는 것 밖에 없다.나는 단편집이 싫다.도무지 집중이 안되고 주제를 모르겠다.작가의 유명세를 익히 알고 있는데도.도서관에서 무심히 대출한 책이 아니라면 절대 사지 않을 책....

퍼루크 2024.12.15

백은의 잭 (히가시노 게이고)

백은의 잭현지 발매 후 눈 깜짝할 사이에 100만 부 돌파! 히가시노 게이고 최고의 속도감을 자랑하는 설원 미스터리 소설, 《백은의 잭》이 소미미디어에서 출간된다. 일본에서 발매된 지 약 한 달 만에 100만 부를 돌파하며 베스트셀러 정상 자리를 독점한 《백은의 잭》은 코믹스, 드라마 등 다양한 매체로 미디어 믹스를 전개하며 ‘최고의 화제작’이라는 칭호에 걸맞은 폭발적인 인기를 이어나갔다. 한국에 처음 출간된 지 10여 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독자들을 저자히가시노 게이고출판소미미디어출판일2022.01.27 역시 작가의 책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스키장에 폭발 예고 범죄라니.작가의 신선한 설정이 놀랍다.스노보드를 늦은 나이에 배우고 평생 반려스포츠로 삼았다는 작가의 말이재미있다.스키장에 한 번도 안 가..

퍼루크 2024.12.14

트렁크 (넷플릭스 8부작 드라마)

노인지(서현진), 한정원(공유)트렁크는 여행의 필수품이라 할 수 있다.계약 결혼이 다른 의미의 여행일 수 있으니까.아주 비싼 트렁크는 여행의 도구라기보다는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사치품이겠다.그래서 이 드라마의 트렁크는 결혼이 필수품인지, 사치품인지 생각해 보라는 고급 주제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다.8부작을 신경 써서 다 봤는데, 결론은 실망이다.어느 한 장면 마음 가는 게 없다.공유는 나의 애착 배우인데.서현진은 계약부인의 얼굴인데, 공유는 '한정원'의 얼굴이 아니었다.돈이 많은 부자의, 트라우마나 아픔을 가지고 있는 고민남이라기보다는.어울리지 않는 명품 옷을 입은 모델 같다.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인물이다.그의 전부인도 공감이 어렵다.이렇게 순한 표현을 쓰는 것은 내가 배우들을 아끼기 때문에 노력을 ..

퍼루크 2024.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