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철학

나는 생명 연장, 유지, 이런거 안할거다.

퍼루크 2025. 12. 3. 21:24

나이가 있을 만큼 있다.
자랑은 아니지만 부끄러운 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게 주어진 인물과 체력과 머리로 오늘까지 살아온 것은 다행이고.
어찌 보면 기적일 수도 있다.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시간을 아껴 살았고, 경험도 많이 했다.
책도 많이 읽었고 글도 좀 썼고.
남편도 딸도 아들도 있다.
남을 부러워한 적이 별로 없다.
사실 잘 나지 않았는데도 나는 잘 났다고 생각하고 살았다.
그래서 겸손하지 못하고 방구석에서 나 잘난 맛에 외롭지 않게 잘 살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생을 마감하게 된다 해도 한이 될 게 없다.
아이들이 독립해서 잘 살고 있고.
남편이 걱정이지만.
내 힘으로 억지를 부린다고, 가는 순서를 바꿀 수는 없지 않은가?
사실 남편보다 내가 먼저 가는 게 소원이다.
그가 없이 세상을 씩씩하게 살 자신이 없다.
살기야 살겠지만, 의미 없는 삶일 것 같다.
모르겠다.
지금은 남편이 없는 나는 잘 모르겠다.

나는 내가 먼저 죽을 것 같다.
그러길 바라고.
심장마비나 뭐든 기계로 숨 쉬는 거, 혈액순환 시키는 거.
다 반대한다.
거부한다.
내가 의식이 있든 없든.
말을 할 수 없을 상황이라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진짜로 나는 그런 상황에서 살고 싶은 생각이 조금도 없다.
죽을 때 죽고 싶다.
죽어야 하는 때 죽기를 원한다.

그전까지는 운동하고 약 먹고 최선으로 관리를 하겠지만.
이것은 유언이기도 하고 나의 결심이기도 하다.
나의 소원이기도 하다.
나이가 얼마라도 아깝다 생각 말고.
시신기증이나 장기기증은 거부한다.
내 몸은 내가 너무 많이 써서 다른 사람이 쓸 정도가 안될 것이다.
빨리 화장하고, 장례식은 극혐 하니 하지 말고.

내 것이라 말할 게 있을지 모르겠다.
혹시 남은 게 있다면 남편, 딸, 아들, 서로 의논 껏.

나는 가볍게 신나게 잘 살다 가는 걸로.

안녕.
추신: 이것은 미리 쓰는 것임. 지금 건강히 잘 살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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