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철학

휴가철의 구내 식당

퍼루크 2025. 8. 5. 17:24

8월 초의 여름을 누가 이겨 낼 수 있을까?

직장인들은 8월 초 휴가를 많이 간다.

모든 사람이 같이 휴가를 갈 수는 없다.

그래서 휴가철엔 구내 식당의 손님 수도 줄어들고, 손님 수를 예측하기도 아주 어렵다.

특히 아파트형 공장의 구내 식당은 더 그렇다.

여러 회사가 입주해 있는 곳이라 회사마다 사정이 다 다르다.

 

어제는 월요일. 

손님수가 평소의 75% 정도.

반찬이고 밥이고 너무 많이 남았다.

남은 반찬은 거의 다 버려야 하기 때문에 손해가 많다.

오늘은 어제의 손님 수를 기준으로 돈가스를 준비했다.

한 봉지에 20개가 들어있는 큰 돈까스는 맛있지만 튀기는 시간도 많이 들고 비싸다.

한참 배식하다 모자랄것 같아 돈가스를 더 튀기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튀김을 전문으로 하는 조리원은 그러자고 했고.

오분쯤 더 있어야 완성이 되는데 돈까스가 다 떨어졌다.

사장님은 왜 준비를 안했냐고 난리.

손님들은 줄을 서 있고.

식판은 줄줄 밀려서 설거지를 기다리고.

내가 잘못했다고 사장은 손님에게 죄송하다고 인사를 하란다.

그럴 수 있는 일이 일어난건데.

손님보다 더 난리를 치는 사장 때문에 정신이 없다.

식당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사장 책임이 아닌가?

양을 예측 못하는 건 당연한 일인데, 누군가의 머리 조아림이 필요한가 보다.

 

그래 내 잘못이다.

어제 보다 20명 정도 더 왔는데 미리 알아채지 못한 나의 잘못이다.

그래서 나를 해고하라고 했더니 조용히 사라지는 사장...

결국 1분 정도 손님들은 기다리고 돈가스를 잘 제공했다.

뭐 이런 날도 있지.

사람이 하는 일이고, 많이 준비했다가 버리는 것보다 조금 기다리는 게 낫지 않나?

모르겠다.

사장이 아닌 직원은 이런 경우에 심장이 빨리 뛰고 땀이 흐르고 집에 가고 싶다.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일에 자꾸 진상짓을 하면 할 수 없다.

도망가는 수밖에...

'개똥철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생명 연장, 유지, 이런거 안할거다.  (0) 2025.12.03
여름 구내 식당 주방  (4) 2025.08.08
묵사발  (3) 2025.07.24
월요일의 구내 식당  (2) 2025.07.22
일요일에 양파 까기  (2) 2025.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