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비가 많이 왔다.
소가 떠 내려가고, 논이 바다가 되고, 산이 무너지고, 집들이 잠기고.
사람이 죽기도 했다.
오늘 일요일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나 싶게 화창하고 덥다.
요즘은 덥거나 비 오거나 이다.
사장님과 일주일 식재료를 준비하기 위해 마트를 갔다.
양파가 아직 오르기 전이다.
15킬로짜리 세 망을 사고.
다른 것도 차에 싣고 식당으로 왔는데.
양파의 상태가 메롱이다.
어쩐지 싸더라니....
지금 안까면 더 썩겠다.
일요일이지만 양파를 위해.
양파는 까기 쉬운 재료이다.
단호박이나 작은 감자 까기에 비하면.
일단 큰 그릇에 물을 받고 소쿠리를 넣고 양파를 붓는다.
대가리와 꼬리를 칼로 잘라서 물어 넣는다.
매운 냄새가 좀 희석되고 물에 있다 나온 양파는 까기도 쉽고.
껍질을 까면서 썩은 부분은 도려 내고 깨끗한 물에 한번 헹구고.
씻어 놓은 양파망에 다시 넣으면 끝.
뭐 두 망 까는 건 일도 아니다.
소쿠리를 들면 껍질이 따라 나오고 물은 버리면 되고.
내일 쓸 양파는 준비 끝.
양파를 까는 동안 사장님은 하수도 청소하고 칼 갈고 쓰레기 버리고.
나는 신나는 음악 틀어 놓고 일한다.
일요일의 주방은 시원하다.
가스불도 없고 오븐도 꺼져있다.
대형 선풍기와 단 둘이 양파 까는 일은 심심하지만 보람 있다.
바쁜 조리사님 에게 도움도 되고.
내일은 또 일주일 시작이다.
덥겠지만 땀 흘려 일하고 일주일 잘 보내자.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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