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철학

탕수육이 떨어졌다.

퍼루크 2025. 7. 15. 21:55

월요일이나 화요일은 구내식당 손님수가 거의 같다.

아침에 탕수육을 튀기는데 1킬로 자리가 15봉.

오늘은 손님수가 많은 화요일인데, 분명 모자란다.

큰 바트로 세 바트면 안심인데 두 바트만 나왔다.

일찍 오는 손님들이 오랜만에 나온 탕수육을 많이 집어 간다.

다른 튀김을 준비해야 한다.

주방에 미리 말을 했다.

김말이를 튀기기로 하고 바쁜 시간이 지나간다.

탕수육이 떨어졌다.

김말이가 나와야 하는데 개죽이 되어버렸다.

처참해진 김말이 앞에서 화가 치밀어 오른다.

아니 손님은 30명 이상 줄 서서 나만 쳐다보고 있는데....

설거지하던 튀김 전문 조리사님이 투입된다.

사장님은 어찌 된 일이라며 발을 동동 구른다.

다시 김말이를 넣고 튀김이 나오는 10분 동안 심장이 오그라든다.

아니, 이럴 줄 알았는데....

미리 준비하라 했는데.

어찌 이런 일이.

구내식당의 손님들은 아무 말 없이 기다려준다.

고맙지만 무언의 회초리를 맞고 있다.

주방의 분위기가 얼어붙는다.

얼마 전에도 돈가스가 모자라 난리가 났었다.

주로 튀김이 모자라는 경우가 많다.

손님수를 예측할 수 없는 환경이 이런 황당하고 난처한 시간을 만든다.

튀김이 쉬운 요리가 아니다.

잘못하면 안 익고, 타고, 죽이 되고.

이제부터라도 튀김은 모자랄 때도 전문가가 해야 한다.

설거지야 좀 천천히 해도 괜찮다.

 

음식이 남는 거, 그래서 버리는 일은 참 아까운 일이지만.

아주 배고픈 손님들이 반찬을 기다리고 서 있는 장면은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탕수육을 너무 적게 사온 사장님 탓도 있고, 튀김을 잘 못한 조리사 탓도 있고,

미리 챙기지 못한 내 탓도 있다.

땀을 쏟으면서 일한다.

게다가 신경 쓰는 일도 많다.

손님 눈치도 사장님 눈치도 조리사 눈치도 봐야 하는 알바의 인생.

힘들고 힘들어 관두고 싶은데, 한 사람도 짜증 없이 기다려주는 착한 손님들

생각하면 내일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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