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철학

구내식당에서 일하면 골병 든다고요?

퍼루크 2025. 7. 6. 23:04

짧은 시간이지만 일하는 강도는 높다.

점심시간이 한정되어 있어, 손님이 몰리는 시간은 정신없이 모든 일이 몰아친다.

손님이 몰려오기 전까지 밥, 반찬, 디저트까지 다 준비가 돼야 하니까.

적은 인원으로 모든 것을 준비하기에 매일 시간이 모자란다.

그렇다고 사람을 더 쓰기엔 사장님의 주머니가 넉넉하지 못하고.

주방도 사람이 더 있다고 효율적이진 않다.

말하지 않아도 손발이 척척 맞는 사람끼리 일하는 건 재미있다.

그러나 무거운 게 많고 대량으로 반찬을 만들기 때문에 손이나 허리나

어깨 뭐 온전한 곳이 없을 정도로 몸이 아프다.

일할 때는 모른다.

집에 와서 씻고 누우면 여기저기서 소리가 난다.

아직은 골병까지는 아니라도, 이 몸이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다.

 

뭐 그렇다고 집에서 독서나하고, 수영장에 다니며 이웃과 친목을 다질 나이는 아니다.

알바지만 쏠쏠히 들어오는 돈은 치료가 되고 다음날 벌떡 일어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책상에 앉아 과외를 하는 편한 직업도 디스크로 얼마나 고생을 했나 생각해 보면.

골병은 일의 종류보다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가가 관건인 것 같다.

집에서 백수로 노는 사람도 우울증으로 고생하지 않는가?

몸은 고달파도 근육도 생기고, 명랑함도 생기고.

하루가 금방 지나가고 일주일은 더 빨리 지나간다.

쉬는 토요일 일요일이 너무 소중하고.

매일 조리장님이 해준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참 좋다.

남이 차려주는 식사는 맛있고.

여름인데 주방은 아주 덥고, 비닐 앞치마는 바람 하나 안 통하고,

숨이 턱턱 막히는 시간이 있어도.

일하는 것처럼 티가 확 나고 좋은 사람들과 웃으며 일하는 건 골병드는 걱정을 

잊게 한다.

 

덕지덕지 파스를 붙이고 자다 깨서 어깨를 주무르고 땀으로 온몸이

끈적거려도 나는 이 일이 좋다.

사장님이 그만둬라 하기 전까지 열심히 해볼 생각이다.

골병 따위 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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