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철학

이 나이에 알통이라니.

퍼루크 2025. 7. 1. 23:25

나는 수영도 열심히 했고.

헬스도 열심히 했고.

자전거도 열심히 탔다.

그래도 근육은 내 몸과 어울리지 않았다.

그런데 구내식당에서 국 배식하고 설거지 열심히 했더니...

팔에 알통이 생겼다.

밥솥은 보통 50인분인데, 빈 솥이 5킬로가 넘는다.

밥까지 들어있는 솥을 여러번 들어야 한다.

힘으로 들기에 참 무거운 솥인데, 배에 붙여서 (뜨겁다) 팔을 대각선으로 엇갈려 들면 좀 낫다.

솥을 설거지 할때도 무겁다.

뜨거운 물로 씻어야 밥풀이 떨어진다.

안 그래도 더운 여름의 주방은 온통 뜨거움으로 치닫는다.

무겁고 뜨거운 솥을 어떤 때는 확 던지고 싶지만, 잘 씻어서 헹궈 놓으면

반짝거리는 미끈한 솥이 된다.

바트에 든 반찬들도 다 무겁다.

손님들이 줄을 서 있고, 반찬을 체인지할 때는 몸을 세로로 접어서

바트를 잘 옮겨야 한다.

잘못해서 쏟기라도 하면 끝이다.

국을 배식하기 위해 미리 배식 솥으로 옮기는 것도 진짜 무겁고 뜨겁다.

펄펄 끓는 국을 옮기다 보면 팔힘이 성장하는 느낌이 든다.

그뿐인가?

수박도 고추장도 된장도 물엿도 양파도.

대용량이고 무겁고.

수육하기위한 고기도 들기가 너무 무겁다.

아침 일을 시작하고 끝날 때까지 가벼운 건 없다.

스텐 컵도 100개가 넘어가면 역기가 된다.

처음 설거지하는 초보자는 팔이 아파서 잠을 잘 수가 없다.

어깨도 아프고.

뭔 중병에 걸렸나 자다가 벌떡 일어난다.

지금은 알통을 장착한 힘쎈 팔을 가지고 있다.

 

나이가 많은 여자들이 주방에서 일을 한다.

무겁고 힘이 많이 들고 땀이 줄줄 흐르는 일을 한다.

그렇다고 돈을 많이 버는것도 아니다.

좀 편하고 쉬운 일을 하며 돈을 벌 수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나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도 있다.

다른 일도 힘들고 땀이 나는 일도 있는 줄 안다.

그래서 나는 동지라는 생각을 한다.

이 더운 여름에 자기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건강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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