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철학

구내식당 여름 메뉴

퍼루크 2025. 7. 3. 20:48

메뉴를 내가 짜는 건 아니지만, 관심이 많다.

메뉴는 사장님이 월요일에 일주일 메뉴를 발표하는데, 화요일이 되면 또 바뀐다.

그날 새벽의 시장 사정에 따라 메뉴는 언제나 변경가능.

조리사님은 새벽에 사장님과 의논해서 바뀐 메뉴를 빨리 조리한다.

가히 존경스러운 대체능력이다.

거의 모든 메뉴를 재료만 있으면 뚝딱 만들어 낸다.

나는 요리를 외면하고 평생을 살았다.

결혼하고 초기엔 요리연구한답시고 밤을 설쳤지만.

하는 나는 물론이고 먹는 가족들도 고역이다.

그쪽으로 소질도 없고 노력도 하기 싫고 아까운 재료들만 버리게 되어 요리는 하지 않는 걸로.

 

여름에는 밥맛이 없어진다.

덥고 땀 흘리면 아. 아나 냉수나 시원한 것을 많이 마시기 때문에

정작 밥 먹을 시간이 되면 헛배가 부르고 밥은 보기 싫어진다.

그런데도 기운을 차리려면 영양가 있는 무엇을 먹어야 한다.

구내식당은 손님들에게 영양을 어느 정도 책임져야 하는 역할이 있다.

돈만 벌자고 하는 일은 아니다.

수육이나 백숙은 물론이고 비빔밥, 화채, 상추쌈은 자주 나오는 메뉴이다.

많은 사람의 입맛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것은 참 어려운 일.

오늘 메뉴는 비빔밥이었는데, 채식을 좋아하는 손님들은 신나지만.

고기를 좋아하는 손님들은 실망이겠다.

계란 프라이를 하나씩 제공하는데, 말을 안하면 3개는 보통이고 5개도 가져가는 사람이 있다.

더운 주방 불 앞에서 후라이를 몇 백개씩 하는 조리사님을 생각하면

참 욕심 많고 이기적인 행동이다.

그래서 국 배식을 하면서'오늘은 계란 하나씩입니다'라고 말했다.

손님들이 고맙게도 하나씩만 가져가는, 욕심을 부리지 않고 남을 생각해 주는 감동적인

점심이었다.

 

구내식당은 많이 먹어도 괜찮다.

남기지 않고 많이 먹으면 기분이 좋다.

그러나 현실은 일단 마구 가져다가 남기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욕심부리는 사람이 많다.

잔반이 나오는 양을 보면 깜짝 놀랄 것이다.

자기 양은 알고 있을 텐데도 음식 앞에서 욕심을 부리는 심리는 이해가지만,

그러지 말자.

설거지하면서 잔반을 보면 한심하고 어리석고 욕심 많은 사람이 이리도 많나?하는 생각을 한다.

손님들 하루씩 당번을 정해 체험을 시키고 싶기도.

안 되는 일이지만 고질적인 남기는 문제는 한 번씩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오늘도 엄청 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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