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구내식당은 아파트형 공장에 있다.
작은 회사들이 많이 입주해 있고.
대기업은 없지만 건실한 회사들이 많다.
순전히 내가 보는 눈으로 하는 말이다.
월급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닌데, 회사에서 식권을 사서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회사도 있고.
직원이 월급에서 본인 돈으로 계산하고 점심을 먹는 경우도 있다.
밥값을 걱정 안하고 구내식당에서 먹을 수 있는 것은 일종의 복지라고 생각하는데.
회사마다 규정이 있으니...
매일 점심을 먹으러 오는 손님들이 많다.
시간도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
매일 제일 먼저 오는 손님은 아무 말이 없이 혼밥을 하신다.
다음에 오시는 손님은 세 분이서 오신다.
서로 반찬을 챙겨주는 정겨운 사람들.
여자 손님 세 분도 일찍 오시는 편인데, 야채 고기 가리지 않고 맛있다 하며 잘 드신다.
콩이 들어간 잡곡밥을 아주 좋아하신다.
보통은 같은 회사 손님들이 함께 오시고, 자리도 같이.
갈때도 식판을 줄 맞춰 놓고 가신다.
국을 가져가실때 '맛있게 드세요' 인사를 하면 거의 모든 손님들이
인사를 받아주신다.
잘 먹겠습니다, 감사합니다가 보통이고.
'넹'하고 귀엽게 인사 하는 손님, '햣' 기합으로 대답하시는 손님도 계신다.
국을 더 달라, 조금만 달라 요청도 있지만 대부분 배식해 놓은 국을 그냥 가져가신다.
내가 나이가 많아서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도 있지만, 즐거운 점심시간이라 서로
좋은 기분으로!
음식에 뭐가 나왔다, 짜다, 맛이 없다, 냄새가 난다....
하는 진상 손님은 본적이 없다.
조리사님이 음식을 잘 하는 편이기도 하지만, 손님들이 다 점잖고 예의 있고
귀엽다.
나는 그런 손님들이 반갑고 고맙고 좋다.
손님은 왕이 아니고, 손님은 가까운 이웃이고 친구같다.
딸이 서울에서 구내식당을 자주 간다.
서울에선 인사를 하거나 아는 척을 하지 않는 게 룰이란다.
구내식당이 많고, 한 곳을 꾸준히 다니는 게 아니라 여기저기 쇼핑하듯 다닌다 한다.
내가 손님들과 인사를 하고 소통하는 게 이상하다 한다.
서울이 아닌 부산이라서가 아니고.
나는 구내식당에서 국 배식하는 일이 좋다.
딱 좋다.
'개똥철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이 나이에 알통이라니. (0) | 2025.07.01 |
|---|---|
| 오늘 구내 식당에 몇 명이 올까? (0) | 2025.06.30 |
| 국 배식 (4) | 2025.06.26 |
| 몸살 (0) | 2025.06.26 |
| 구내 식당 행주. (0) | 2025.06.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