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구내식당이라 식판은 200개에서 250개 정도 나온다.
모든 손님이 식판을 하나씩 쓰기 때문에 손님 수 대로 식판이 나온다.
국 배식을 어느 정도 하다가 식판이 밀려 나올 때가 되면,
비닐 앞치마를 하고 장갑을 끼고 식판 헹굼에 들어간다.
국그릇은 작고 헹구기 아주 쉬워 일에 넣고 싶지 않다.
파트너는 잔반을 털고 겹치지 않게 뜨거운 세제 통에 넣고 수세미로 싹 닦아서
나에게 넘긴다.
한 번 헹구고 마지막 헹굼은 수세미로 닦아서 건조기로 직행.
물을 계속 틀어 놓고 헹구니까 식판은 뽀드득 소리가 날 정도다.
파트너는 손이 빠르고 순발력이 대단하다.
식판을 겹쳐서 주면 아주 곤란하다.
딱 붙어 있는 식판을 물속에서 떼는 건 시간이 많이 걸린다.
파트너는 거의 그런 일이 없는데.
하루 일하러 온 아줌마가 식판을 자꾸 겹쳐서 주는 바람에 미춰버리는 줄 알았다.
그렇게 겹치면 힘들다고 여러 번 말했는데도 아무 생각 없이 겹쳐서 주더라.
20 개식 건조기에 넣는다.
스텐 식판 20개의 무게는 정확히 모르겠다.
하지만 그걸 제일 높은 칸부터 올려놓으려면 꽤 힘이 든다.
허리의 반동을 이용하고 두 손을 엇갈려 잘 들어야 한다.
디스크 걸리기 딱 좋다.
요령이 좀 생기면 팔에 알통이 생기고, 헬스장에 안 다녀도 근육이 생긴다.
한동안 팔이 아파 잠 못 드는 날은 감안하고.
건조기에서 하루 잠자고 나온 식판은 사장님이 아침에 마른행주로 닦고 확인 후에
진열된다.
식판을 밀려들어 오는 시간에 둘이서 국그릇까지 처리해 내는 건 대단한 일이다.
키가 큰 사람은 싱크대가 낮아 허리가 아프고, 키가 작은 사람은 싱크대가 높아 허리가 아프고.
큰 식판을 이리저리 돌리면서 씻다 보면 손가락이 꺾일 때도 있다.
파스를 붙여도 아무 효과가 없다.
퉁퉁 부은 손가락을 잘 달래서 또 쓰는 수밖에.
매일 그러다 보면 손가락도 포기상태가 되고, 나름 튼튼한 마디를 가진 손가락으로 재 탄생된다.
정신을 쏙 빼놓는 그 시간에 틈틈이 바트나 밥솥이나 설거지를 해야 한다.
내가 주춤거리고 놀면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힘들어진다.
그래서 1초도 안 쉬고 일하다 집에 오면 다리에 이유 모를 멍이 많이 들어 있다.
부딪히는 줄도 모르고 아픈 줄도 모르고 좁은 주방을 다닌다.
아직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벌써 겨울이 왔으면 좋겠다.
올여름이 정말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
참, 매일 들어오는 알바비는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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