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박작가의 책을 참 좋아한다.
처음 일만 시간동안의 남미를 도서관에서 읽고.
그때는 아이들이 어리고 일을 하고 있어서
여행은 꿈만 꾸고 있던 때.
나 대신 남미를 여행하고 이야기해 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정말 이런 책은, 처음으로 감동을 받았다.
여행기가 이렇게나 재미있다니.
박작가의 책은 갈수록 익어가는 벼처럼 단단하고 영양 가득.
인스타를 박작가 때문에 시작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처음 시작하는 나에게, 섬기는 글쟁이라며
맞팔을 해 주었다.
너무 신기하고, 고맙고.
명랑하고 건강하고 잘 웃고 친절하고.
글 잘 쓰고.
그의 글은 내가 평소에 생각하고 고민하던 것들과 비슷하다.
참으로 느낌이 비슷하다.
좋아하는 것도 비슷하고.
그러나 딱 거기까지.
동영상이나 라이브는 별로이다.
말보다는 글이 훨씬 더더더 대단한 사람이다.
어디를 여행하거나, 음식을 먹거나, 누군가를 만나서.
다음 날 구독자들에게 보내는 메일은.
아침에 눈 뜨면 메일 확인부터 하게 되는 매력이 있다.
그러나 유튜브에 올라오는 아침 인사는 매일 꼭꼭 보지만.
재미가 없다.
라이브를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다.
한 5초 살짝 들어간 적은 있는데, 바로 나왔다.
부끄럽고, 어색하고.
부산에 이틀 있을 거라는 인스타 공지를 봤지만.
나는 박작가를 만날 용기가 없다.
나를 이야기할 자신이 없다.
미안하고 그래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잠시라도 만나서 이야기를 한다면 바로 나란 인간을 파악하고 분석하고.
나중에는 실망할지도 모른다.
나는 별로 내세울 게 없다.
그렇다고 잘하는 것도 없다.
만나서 바닥이 들통나는 것보다.
딱 지금 구독자로, 모르는 사람인 것이 낫다.
휴.
비겁하고 비겁하지만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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