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여사님은 연세가 80이 넘은 진짜 할머니시다.
놀고 있는 땅이 보이면 뭐든 심고 보는 바지런 할머니.
사백평 넘는 큰 아들 땅에 양파를 심었다.
심는거만 중요하고 내버려둔 양파들은 올해 심한 가뭄으로 제대로 크질 못했다.
앞집,뒷집, 여기저기서 양파캐기 시즌이라고.
일당 15만원주고 온 동네가 매운 노동으로 땅을 파고 있으니...
박여사님, 식당하는 둘째아들 와서 양파 가져가라 하신다.
말이 가져가라 하는거....
15만원씩 일꾼 쓸 돈 없지만 이래저래 답이 안 나오는 양파 꼴.
아들은 집에서 팽팽 노는, 은퇴한 아내에게 가자고 한다.
새벽 4시에 출발해서 6시 반에 도착하자마자.
긴옷,모자,앞치마,장갑,장화.
준비한다고 했지만 태어나 처음 양파캐기를 한 실내용 아 내는
꺽꺽 숨쉬기도 정상속도를 벗어낫다.
화장실 문을 다 열기도 전에 우우우웩 토하고 말았다.
오호, 이제 좀
살겠네.
그렇게 기를 쓰고 양파를 캐기 5시간.
양파라고 생긴건 다 쓸어 담아 60망 정도.
밤톨만한 것도 박여사님이 심은거라 귀여워아까워 주워 담아.
둘째아들 식당은 일주일에 양파 40키로 정도 쓴다.
가져온 양파가 제멋대로 생긴 덕분에 일요일,
교회가듯 식당가서 양파까기....
주방아줌마들이 절대 안까고 싶어하는 ,
밤톨같은, 귀여운,
박여사님은 내년에도 양파를 심으실 것이다.
백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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