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구내식당에서 국을 배식하고 반찬을 리필하며 식판 설거지 외 각종 주방 일을 한다.
오랫동안 수학 과외를 했지만 나이가 들고 남편 하는 식당일이 점점 커져서.
이제는 온전히 구내식당 일을 하고 있다.
요리는 빵점이다.
그래서 조리장이 있는 주방에서는 최대한 조리장이 편하게 일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일단 배식 테이블에 음식이 세팅되면 200명 넘는 손님 응대는 내가 한다.
인사하고 국을 퍼 드리고 반찬 설명도 학고.
구내식당은 손님들이 한꺼번에 들어온다.
앉을 자리가 없게 식당이 꽉 차면 한겨울이라도 덥고 심장이 뛴다.
행주로 계속 테이블을 닦고 손님이 원하는 최선을 위해 신경을 쓴다.
주방은 좁아서 식판을 세척할 기계 들어갈 자리가 없다.
A.I 시대라도 우리 주방은 옛날 방식으로 손으로 일일이 식판을 닦는다.
스텐 식판은 멜라닌 식판보다 무겁고 차갑다.
위생적이지만 여자들이 스텐식판을 세척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빨리 깨끗이 씻어야 한다.
퇴식구가 좁아서 한 눈 파는 사이에 식판은 쓰러지고 우당탕탕 난리가 난다.
설거지 파트의 사람을 뽑으면 면접 때 자신 있다, 잘한다 하고 온다.
그러나 막상 일을 시작해 보면 내가 혼자 하는 것보다 느리고 더럽다.
쉽게 생각하고 와서 된통 일만 저지르고 도망가는 사람이 많다.
나이가 50대이고 여자들인데.
면접때 하던 말들은 다 거짓말이다.
돈 버는 일이 생각처럼 쉽고 설거지가 우습게 보이면 그 일이 당신에게까지 갔을까?
오늘 한 사람이 못하겠다고 그만두고 나갔다.
정말 고마운 일이다.
3일 일했는데 어찌나 일을 엉망으로 하는지, 돈 주고 더 힘든 상황이 됐었다.
처음 이름을 물어보니 윤여사로 불러 달라고.
계란말이는 해본 적이 없대서 그럼 고구마튀김은 할 줄 아느냐 하니,
고구마가 너무 단단해서 썰기가 힘들다 하네.
그럼 뭘 잘하느냐니까 설거지를 잘한대.
그런데 식판이 저 모양이요? 하니 더 잘할 수는 없다 하네.
네가 잘하니까 혼자 다 하란다.
내가 다 했다.
힘드시니 쉬라고 했다.
여사님은 우아하게 전화로 그만둔다고 하신다.
땡큐.
명절 전 날 가불 받고 2주 만에 일을 그만둔 사람도 있다.
문자로 오늘까지만 합니다, 사람 뽑으세요.
그분도 감사하다.
조리장이었는데 음식 하는 시간보다 전화하고 거울 보고 음식 챙겨가는 시간이 더 많았다.
가방을 주방에 놓고 뭐든 다 싸가는 희한한 사람.
그저께는 말을 함부로 하는 주방 보조가 나갔다.
일은 못하는데 말이 너무 많고 과잉행동을 하는 사람.....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구내식당 주방을 거쳐간다.
어디든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비단 우리 식당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 때문에 식당을 접지는 않을 것이다.
남편도 나도 식당을 진심으로 잘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배고픈 손님들이 양껏 맛있게 먹을 수 있게 진심을 다해 준비하고
내일은 더 노력할 것이다.
이상한 사람들이 우리의 주방을 어지럽히도록 보고 있지 않을 것이다.
워낙 이상한 사람들을 많이 접해봐서 상처를 받지는 않는다.
뭐 가끔은 힘들어서 허리도 아프고 병원에 가서 주사도 맞겠지만.
진심인 우리 마음은 아프지 않을 것이다.
알아주는 손님이 점점 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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