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미안한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는 것에 대해.
김영하작가의 책은 아무런 망설임 없이 선택하게 된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도 예비지식 없이 그냥 도서관에서 들고 왔다.
이틀 동안 재미보다는 책임감으로 달리듯 읽어 냈다.
더할 나위없이 평화로운 요즘을 야단이라도 치듯.
외면하고 모른 척하고 사는 나의 안전한 집에, 불쑥 찾아온 불행.
차마 불행이라고 말하지도 못하겠다.
역시 작가는 어둡고, 더럽고, 시리고, 아픈 세상을 버리지 않고 있었다.
친구도 별로 없는 것 같은, 부자아버지를 가진 것 같은 작가인데.
어찌나 극단적으로 표현했는지.
나도 너희들 울음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책을 다 읽었다고 당장 사회활동을 시작하고.
마음 열린 따뜻한 아줌마가 되겠다는 건 아니다.
단지 세상에는 소설보다 더더더 불행하고 안타까운 일들이 많고.
눈을 감고 모른다 하지 않겠다는 정도.
이 책은 작가가 여전히 대단한 천재라는 사실을 또 말해주는.
'일어날 일은 일어나게 되어 있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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