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 14

밤길 신경숙 소설

죽음은 거국적인 상대든, 개인적인 것이든.... 황망하고 슬픈 것이다. 나이가 많은 노인은 죽고 싶어도 죽지를 않고, 너무 아까운 사람은 일찍 죽기도 한다. 그 죽음을 지켜보는 사람은 자책을 하기도 하고 끝없이 후회하기도 한다. 그러나 죽지 않는 사람이 있나? 조금 일찍 죽거나 많이 일찍 죽거나.... '밤길'을 정처 없이 걸어가는 중이다. 작가의 죽음에 대한 표현은 눈 내리는 추운, 목적 없는 곳을 새벽에 걸어가는 나. 위로를 주고 싶다. 네 탓이 아니야. 네 탓이라고 하지말고 잠깐만 슬퍼하고 다시 너의 자리에 돌아가. 새벽이 지나고 아침이 오면 네 길로 돌아가. 사랑하는 아이를 위해서, 네 친구를 위해서 남은 사람을 위해서. 그리고 너를 위해서.

퍼루크 2024.03.29

겨울우화 신경숙소설

1985년 '문예중앙' 등단작. 1985년은 내가 대학교에 입학한 해이다. 소설의 내용과는 다르게 꽤 현대적이고 과학적이었던 때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하나도 그렇지 못했다는 건 요즘에야 절실히 느낀다. '겨울우화'라는 제목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동물이나 사물을 빗대어 교훈을 주는 이야기는 아니고. 하늘에서 비처럼 내리는 꽃은 더더욱 아니고. 두 사람이 서로 마주 보고 이야기한다는 뜻인지... 아니면 어리석은 이야기? 나의 1985년을 비교하며, 나의 어리석고 유치했던 그때를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의 나는 여전히 어리석고, 유치하고 모순적이다. 남에게 설명하기 어려운 나를 안고 있다. 어느새 노인이 되어 길에서 쓰러져 남의 등에 업혀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가 되었다. 1985년의 나는 지금의 나를 상상..

퍼루크 2024.03.28

파친코

선자(윤여정), 한수(이민호), 어린 선자(김민하), 솔로몬(진하), 모자수(박소희) 8부작 드라마. 원작 소설보다 표현이 더 섬세하다고 한다. 아직 소설을 읽어 보지 못했다. 소설은 모든 것을 상상해서 오로지 읽는 동안 감독이 되는 극히 주관적인 것이다. 드라마나 영화는 감독의 생각이나 의지가 훨씬 많이 들어가 있는. 머리 안 쓰고 편안히 주입식 감상만 하면 되는데, 보통은. 그러기엔 '파친코'는 매회마다 그냥 보기만 하지 말고 생각을 하라고, 의도한 단서들을 잘 찾아보라고 하고 있다. 화면의 비율이나 과거에서 더 과거로 움직이는 (순간순간) 빠른 전환이나. 7화의 한수 에피소드는 왜 이민호를 한수로 캐스팅해야 하는지도 잘 보여준다. (이민호의 연기가 인물만큼 멋있다.) 8부의 드라마이고 주인공은 선자..

퍼루크 2024.03.23

참으로 피곤한 노인 천국

아파트 내에 헬스장이 있다. 월 2만 원이면 아침 6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몇 달째 헬스장에서 한 시간 운동을 하고 온다. 오전 10시에도 가 보고, 오후 3시, 저녁 시간에도 가봤지만. 언제나 할아버지들이 있다. 큰 소리로 소리지르듯 이야기를 끊임없이 하고. 힘에 겨운 기구들을 드느라 신음소리를 내고. 피해서 다녀봐도 어느때나 그러하다. 운동하러 갔다가 스트레스 잔뜩 받고 온다. 오늘은 참다 참다 조용히 말씀하시라고, 그랬더니 집에서 운동하지 왜 나오냐고 한다. 상주해서 관리하는 사람이 없다 보니 할아버지들이 전세라도 낸 듯 행동한다. 주위에 참고 은동하는 사람들의 인내를 아주 당연하게 생각하는 '꼰대'들의 부끄러운 대답이다. 수영장은 할머니들의 천국이다. 레인을 차지하고 관광이라도 ..

개똥철학 2024.03.21

김영란의 책읽기의 쓸모

김영란의 책 읽기의 쓸모(큰글자도서) 창비 50주년 특별기획 '공부의 시대'에 참여한 저자들은 입을 모아 지금이야말로 공부를 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각 분야에서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온 강만길, 김영란, 유시민, 정혜신, 진중권 다섯명의 지식인들이 '나'와 '세상'에 대해 묻고, 고민하고, 손 내미는 '진짜' 공부를 말한다. 대한민국 사법사상 최초의 여성 대법관이자 '김영란법'으로 많은 사회적 관심과 존경의 대상이 되고 있는 김영란 전 대법관은 독서광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오늘의 자신을 만들어온 것이 '쓸모없는 책 읽기'였다고 고백하며 자신의 독서 편력을 통해 책을 읽는다는 것의 의미를 탐문한다. 저자는 지식 욕구를 채우거나 어디에 써먹을 수 있는 공부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책에 대한 탐닉은 쓸모있는 ..

카테고리 없음 2024.03.19

그레이하운드

어니스트 크라우스 중령, 함장(톰 행크스), 찰리 콜 소령(스티븐 그레이엄), 조리장 조지 클리블렌드(칼 글루스맨) 소설( 더 굿 세퍼드)이 원작인 전쟁 영화. 톰 행크스의 영화이다. 2차세계대전 중 대서양을 건너 유럽에 전쟁물자를 보급하는 많은 배들을 호위하는 선두의 배를 지휘하는 함장이 주인공이다. 각본과 주인공을 했으니 톰 행크스의 영화가 맞겠다. 처음은 불안한 행보를 보이지만, 능력 있는 함장으로 존경을 받는다. 우리나라의 이순신잔군과는 비교할수 없지만. 알 수 없는 숫자와 용어들을 함장의 지휘아래 체계적으로 움직이는 해군이 멋있게 보인다. 아날로그 시대라 뭐든 사람의 힘으로 전쟁을 치르는 과정이 참 힘들어 보인다. 소리가 참 신기했다. 다른 영화에서 들을 수 없는 웅장하고 철렁하고 돌고래소리 같..

퍼루크 2024.03.19

파묘

파묘 미국 LA, 거액의 의뢰를 받은 무당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은 기이한 병이 대물림되는 집안의 장손을 만난다. 조상의 묫자리가 화근임을 알아챈 ‘화림’은 이장을 권하고, 돈 냄새를 맡은 최고의 풍수사 ‘상덕’(최민식)과 장의사 ‘영근’(유해진)이 합류한다. “전부 잘 알 거야… 묘 하나 잘못 건들면 어떻게 되는지” 절대 사람이 묻힐 수 없는 악지에 자리한 기이한 묘. ‘상덕’은 불길한 기운을 느끼고 제안을 거절하지만, ‘화림’의 설득으로 결국 파묘가 시작되고… 나와서는 안될 것이 나왔다. 평점 10.0 (2024.02.22 개봉) 감독 장재현 출연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이도현, 김재철, 김민준, 김병오, 전진기, 박정자, 박지일, 이종구, 이영란, 정상철, 김지안, 김태준, 김서현..

퍼루크 2024.03.16

아버지에게 갔었어 (신경숙 장편소설)

신경숙 작가의 표절사건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렇게나 글을 잘 쓰는 '작가'인데 뭐가 아쉬워 표절을 했을까? 그러면서 또 한편으로 이해가 되기도 한다. 자신을 넘어선 기대와 신뢰가 '독'처럼 자신을 공격했을지도 모른다. 평범한 독자들이 무엇을 알겠는가? 표절을 확실히 하고, 뚜렷한 사과를 하지 않은. '신경숙작가'의 소설을 왜 읽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완벽하게 내 인생에서 '아버지가 없다'로 결정이 났다. 나는 아버지가 죽었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나에게 아버지는 없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아버지'라는 제목이 들어간 소설책을 호기심에 또 집었는지 모르겠다. 이틀 동안 이 책을 계속 읽었다. 읽었고, 눈물이 났고, 작가는 정말 바보구나하는 생각을 내내 했다. ..

퍼루크 2024.03.15

스와트 시즌5

다니엘 혼도(쉐마 무어), 짐 스트리트(알렉스 러셀), 크리스티나(리나 에스코), 데이비드(제이 해링턴), 도미니크 루카(케니 존슨), 빅터 탐(데이비드 림), 로버트 힉스(패트릭 세인트 에스프리) 총 22부작 시즌 5. 시즌 4까지는 대원들이 힘든 일을 겪고, 괴팍하고 잔인한 사건들이 많았다. 시즌 5는 시작부터 혼도가 멕시코로 잠적하면서 어수선하고 팀이 흔들거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혼도가 돌아오면서 다시 팀장이 되고. 바른생활 교과서에서 시킨 일을 제대로 차근차근 풀어 나가는, 조금은 심심한 시즌5가 된다. 사랑타령도 많이 줄어서, 이러다가 스와트가 끝이 나는 건가 걱정이 되기도 하는데. 다행히 시즌6이 있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시즌7도 제작될 계획이란다. 안심이 되는 이유는 그만큼 '스와트'는 ..

퍼루크 2024.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