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문예중앙' 등단작.
1985년은 내가 대학교에 입학한 해이다.
소설의 내용과는 다르게 꽤 현대적이고 과학적이었던 때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하나도 그렇지 못했다는 건 요즘에야 절실히 느낀다.
'겨울우화'라는 제목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동물이나 사물을 빗대어 교훈을 주는 이야기는 아니고.
하늘에서 비처럼 내리는 꽃은 더더욱 아니고.
두 사람이 서로 마주 보고 이야기한다는 뜻인지...
아니면 어리석은 이야기?
나의 1985년을 비교하며, 나의 어리석고 유치했던 그때를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의 나는 여전히 어리석고, 유치하고 모순적이다.
남에게 설명하기 어려운 나를 안고 있다.
어느새 노인이 되어 길에서 쓰러져 남의 등에 업혀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가 되었다.
1985년의 나는 지금의 나를 상상하지 못했다.
'겨울우화'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지만.
작가의 의도와는 다르게 안쓰러운 예전의 나를 만나게 된,
사진앨범 같은 책이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