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더운 여름.
휴가라지만 갈 데도 없고 가고 싶은 곳은 더더욱 없다.
빛의 제국, 김영하.
제목이 전혀 소설의 내용을 암시하지 않는다.
읽어봐야 뭔 내용인지 알지.
이틀 동안 쉬지 않고 딱 집중해서 읽었다.
선풍기 앞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김영하는 천재인가?
상상 만으로 이런 내용의 소설을 쓰다니.
결코 경험을 할 수 없는 이야기 아닌가?
"다른 곳에 이식된 사람"은 비단 간첩이나 이민자뿐 아니다.
나는 30년 누구의 딸로 살다가, 어느 날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누구의 아내로 며느리로 살게 되었다.
나를 제쳐두고 다른 사람으로 산다는 것은 "김기영"과 다르지 않다.
책을 읽는 내내 그런 생각이 들었다.
결혼해서 남의 집 사람이 되는 것은 언제 끝나는 임무일까?
돌아오라고 소환하는 사람은 있나?
이혼이 본래의 나로 되돌릴 수는 없다.
그런 체하는 연기를 할 뿐이다.
조금은 나를 외면하고, 남을 속이고, 연기를 하면서 사는 게 인생 아닐까?
스파이짓을 하지 않더라도 거의 모든 사람은 간첩의 인생을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재미있는 책이다.
좀 극단적이네 하고 느꼈던 기영 처(장마리)의 일탈은 뭐, 이해되지 않는 면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분위기에 따라 어영부영 사라질 수도 있다고 ...
그래서 순간순간 자신에게 후회되지 않을 선택을 하는 것도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아주 더운 여름, 아들이 선물해 준 책으로 피서를 대신한다.
땡큐^^
강추(**)
'퍼루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퀴즈쇼 , 김영하 (2) | 2023.08.05 |
---|---|
씰팀 시즌 1,2,3,4,5,6 (0) | 2023.08.05 |
래빗홀 (미드 2023) (0) | 2023.07.20 |
헝거 (태국영화) (0) | 2023.07.16 |
업그레이드 (영화) (0) | 2023.0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