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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 (이 글을 특정한 인물이나 장소 때를 묘사하지 않습니다 )

퍼루크 2022. 12. 14. 14:49

심심할 때 지나간 시간을 다시 생각해 보는 글이다.

뒷담화일 수도 있고.

소설 못쓰는 초보자의 습작일 수도 있다.

읽어 보는 사람 하나 없는 글인데....

혼자 중얼거리고 있다.

 

매일 6시에 수영하러 간다.

산에 있는 수영장이라 등산까지 해야 된다.

셔틀버스가 있긴 해도 시간이 안 맞아.

처음엔 30분 걸려 수영장에 도착하면 너무 힘들어서 준비운동하기도 싫었다.

의미 없는 시간 때우기 헛운동이라 생각했는데, 이제는 아주 몸이 쭉쭉 늘어나는 

진짜 준비운동이라 느껴진다.

수영 전에 10분 정도 물에서 체조를 하면 운동효과가 좋으리라.

 

따뜻한 물에서 수영을 하면 혈압이 올라서 차가운 물에서 수영을 해야 된다고 한다.

요즘 수영장 물은 아주 차가워서 들어가기가 싫다.

겨울이라 그렇겠지만, 그래도 너무 차갑다.

목욕탕 냉탕처럼...

나만 그런 게 아니고 모든 회원들이 다 그런다.

어린이 풀은 쪼끔 따뜻한데 아주 온천이라도 되는 듯 

강의 전에 웅크리고 들어가 있다.

 

에잇.

그냥 생각 없이 풍덩 소리와 함께 입수.

망설이는 시간이 아까움.

일단 수업 전 15분 동안 열심히 자유형을 돌면 조금 차가운 느낌은 지나간다.

매일 그 시간에 오는 사람은 정해져 있다.

빠지지 않는 나는 (나이가 많아서 생리가 없다....) 누가 언제 오는지 다 안다.

이름은 모른다.

수영회원들은 거의 벗고 매일 만나지만 중요한 이름은 물어보지도 않고.

알려 주는 사람도 없다.

그냥 수영만 배우면 된다, 일까?

나이, 직업, 사는 곳.... 아무것도 모른다.

가끔 알고 싶은 내 또래의 아줌마가 있어도 안 물어본다.

실례가 될 것 같아서, 호기심을 누르고 만다.

 

여자탈의실은 복잡하고 비좁고 정신없이 사람이 많다.

목욕탕이 아니고 간단 샤워만 하는 곳이니 당연하지만.

학생들이 샤워할 땐 엄마들이 씻겨준다고 들어와 아주 난리 난 시장 같다.

조용한 시간을 찾아 우아한 샤워를 하고 싶지만.

샤워장은 사람이 없어도 10년 넘은 모습을 확 드러낸다.

그래도 싼 가격에 최대한 애정을 가지려고 한다.

 

80명의 회원수를 가진 초보반.

오래전에 수영을 배웠다.

그 후에 자유수영만 가끔 했지 강습을 받는 것은 처음이다.

80명의 반도 안 나오는 우리 반.

그중에서 나는 한 팔 접영팀이다.

5명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3명만 나온다.

접영을 배우는 것이 꿈인 까만 수영복의 1인.

초등학생 아들의 수영복을 빌려 입고 온 듯한. 비실비실 아저씨 1인.

그리고 수영장에만 들어가면 없던 체력도 뿜 뿜. 숨도 안 쉬고 수영하는 나.

 

수영을 전혀 안 하는 것처럼 체격이 좋은 강사 샘.

목소리에 카리스마가 있다.

항상 모든 반의 준비운동을 우리 선생님이 구령하시는데 멋지다.

그렇지만 몸매는 수영보다 투포환이나 역도 선생님인가? 

접영 시작하기 전, 물타기 시범을 봤다.

정말 인어공주의 몸이었다.

자신은 범고래라고 했지만, 나는 빛나는 인어공주를 보았다.

역시 수영 선생님!!!!!!

 

첫 번째 수영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