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간다고 갔는데도 8시 통도사는 사람이 많다.
비 온다는 예보는 파란 하늘에 잊혔다.
등을 달기도 하고 공양미를 올리기도 하고.
탑돌이도 하고.
결국은 복을 비는 거지만, 오늘같이 이름 있는 날, 통도사에 올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은 아주 좋다.
두 발 놓기도 힘든 좁은 법당에서 내가 대표로 절을 했다.
집에서 법화경 사경을 매일 하지만, 절에 오는 것도 참 좋다.
한 가지 불편한 점은 난간 없는 무서운 다리를 건너는 것.
삼성반월교.
헛된 생각을 버리고 오직 하나의 마음으로 건너야 비로소 불국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
그러나 나처럼 고소공포증을 가진 사람은 가운데로 조심해서 건너도
다리가 후들거린다.
조금 위에 있는 난간 있는 다리로 건너는 게 마음이 편하다.
아이들은 특히 더 조심히 건너라는 주의문구를 보면 더 무섭다.
떨어지면 다칠 높이인데, 사람들은 씩씩하게 잘 건너 다닌다.
쫄보인 내가 문제다.
끝도 없이 밀려오는 자동차의 행렬에 주차장이 아닌 산 쪽에 주차를 하고.
남편과 아침 산책하듯 본당을 다녀오고.
아침으로 비빔밥과 국수를 먹었다.
국수보다 비빔밥을 추천한다.
나물이 맛있게 여러 종류 들어 있다.
국수도 맛있지만, 비빔밥은 정성스럽고 야무지다.
다시 생소한 길로 산을 넘어 처음 가보는 길로 집으로 왔다.
통도사는 참 큰 절이다.
어디까지가 통도사인지 모르겠다.
크다고 좋은 절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이 와도 다 품을 수 있는 통도사는 위대해 보이기도 한다.
부처님이 오신 날.
통도사 잘 갔다 왔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