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이 싫어요.
해외여행을 많이 가본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예 안 가본 것도 아니다.
여행을 좋아하지만, 집에 있는걸 더더더 좋아한다.
여행유튜버가 찍어 온 동영상을 아주 많이 보지만.
비행기를 타고 직접 가는것은 싫다.
내가 싫은거지, 해외여행 가는 사람은 응원한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잠을 잘 잘 수가 없다.
집에서는 혼자 이것 저것하다 늦게 자는데.
여행 가면 남들하고 같이 자야 하고 온 신경이 내가 남에게 폐가 되지 않을지
걱정이 된다.
자다가 두 세 번 깨는데, 화장실 가는 소리가 남들에게 들릴까 봐 그것도 걱정이다.
여행 가서 혼자 잘 돈도 없고 용기도 없다.
먹는것도 참 곤란하다.
홍콩이나 대만의 길거리에서 나는 고기 삶는 냄새나 쿰쿰한 냄새는
공격적이다.
그냥 참고 넘어가기 힘든 냄새라.
현지식을 잘 먹지 못하고, 그렇다고 잘 찾아 먹지도 못한다.
지병이 있으니 먹는 거는 참 조심스럽고.
다른 나라의 화장실문화는 한국에 비하면 (일본제외)
나처럼 자주 화장실을 가는 사람에겐 최악이다.
항상 화장실을 찾아야 하는 통에 낯선 곳의 풍경을 감상하기는 어렵다.
배탈이라도 나면, 울고 싶다, 상상만 해도.
대화가 잘 안되는 거나, 날씨가 안 맞는 거나, 도둑놈들을 경계하는 거나.
기타 여러 가지 것들은 핑계라 해도.
가고 싶은 여행은 있다.
호주나 뉴질랜드의 캠핑카여행, 일본의 온천여행, 태국의 수코타이는 가보고 싶다.
그래도 그렇게 꼭 가야겠다는 생각은 없다.
아침에 거실 창문을 열면 깨끗한 산공기가 들어오고.
저녁이면 아파트 지붕 위로 황홀한 석양이 펼쳐지고.
단풍과 동백꽃이 같이 피는 요즘은 지금 여기도 좋다.
멀미를 하고 코를 골고 길을 헤매고 돈을 잃어버리고....
그래도 가야 하는 여행이라면 몰라도.
나는, 해외여행은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