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러 가자 벚꽃이 다 지나갔다. 꽃구경하러 일요일, 꽃시장에 갔다. 멀리서 봐도 예쁘고 가까이 가면 향기도 예쁜 꽃들. 겨울에 집에 있는 많은 애들 죽이고, 새 아기들 사러 나온 사람도 많네. 레몬은 작년에 열린 것들일 텐데... 손님들이 보고 사가라고 아직도 매달아 놨다. 안쓰러운 모양들도 있다. 유리온실 작은 거 하나 있으면 좋겠다. 장사할 건 아니고. 작은 꽃들, 레몬트리, 다육이, 상추.... 매일 들여다보며 살고 싶다. 사진에 대한 느낌 2023.04.10
나좀 봐 줘요 봄꽃이 사람을 부르고 있다. 하얗게, 노랗게 단체로 피었다. 아주 눈만 돌리면 꽃세상. 수영장 가는 길도 벚꽃이 활짝 피었다. 며칠 안 되는 그 찬란한 빛에 홀리게 된다. 꽃은 이유없이 기분 좋게 한다. 보는 것 만으로도 내가 괜찮은 사람이게 한다. 꽃 못지 않게, 새순이나 새싹은 귀엽고 깨끗하다. 바람에 비에 꽃이 떨어진 후에도 여전히 남아있을 새 잎들이. 관심을 좀 주라고, 얼굴을 내밀고 있다. 다 하나인 나무인데도 잎 하나하나가 다른 생명체인 듯하다. 바닥에 핀 작은 꽃도. 어제 비가 온 후로 더 많이 귀엽고 깨끗해진 나무들도 구경하시라. 사진에 대한 느낌 2023.03.25
2박 3일 강원도 여행 겨울은 미처 정리가 안되었고, 봄은 올 듯 말듯한 3월 어느 날. 부산에서 강원도 고성, 속초, 거의 끝을 목표로 남편과 여행을 떠난다. 숙소는 속초에 2박을 하기로 하고. 제천 중앙시장에서 점심을 먹자 했는데. 제천에 있는 인스타 맛집 만두집은 11시가 훨씬 넘었는데도 문을 꽉 닫아 놓고 있었다. 얼마나 열심히 찾아갔는데. 배신감이 확 왔다. 제천은 너무 시골이고 촌이라, 중국집도 문을 안 열음..... 만두 하나 천 원, 열개사서 차에서 먹으면서 올라왔다. 할 말이 없었다. 인스타에선 아주 장사가 잘 되는 가게였는데. 현실의 가게는 실망. 날씨가 흐리고 바람이 많이 불어 추웠다. 추울 거라고 예상은 했는데. 바람이 불어 머리카락이 휘날리니, 기분은 안 좋았다. 속초, 숙소에 도착해 저녁으로 부대찌개... 사진에 대한 느낌 2023.03.17
루터, 태양의 몰락 이드리스 엘바 주연의 범죄 액션 영화를 본 후기. 루터라는 시리즈를 웨이브에서 볼 수 있다. 아직 보지는 못했는데. 루터의 이미지가 똑똑하고 힘도 세고, 괜찮은 경찰 같다. 영국이나 미국에서 연쇄살인짐승은 대체로 하얀 얼굴의 전문직 30,40대 남자더라. 제 딴에는 명분도 있고, 아주 기발하고 남들은 상상도 못 하는 범죄의 천재인 줄 아는데. 끝은 항상 힘없이 죽는 것. 뻔한 스토리지만 왜 이리 무서운가? 총을 맞고 피가 튀는 장면도 무섭지만. 날카로운 칼로 피부를 싹 베는 장면은 너무 소름 끼치게 무섭다. 그 소리도 섬뜩하고. 뭐 이해 안 되게 전개되는 몇몇 장면은 다른 범죄 영화에서도 있었으니 넘어가고. 심각하게 머리 쓰는 거 아니고. 저녁밥 먹고 소화시키는 시간에 보기 좋은 영화이다. 나는 넷플릭스.. 사진에 대한 느낌 2023.03.13
무라카미 다카시 부산 시립 미술관에서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품을 전시 중이란 뉴스를 듣고. 작가가 아주 대단한 사람인 줄은 알고 있었지만, 눈 앞에 펼쳐진 작품들은 상상을 넘어선 놀라움. 아이들이 좋아할 그림이지만 나이 많은 나도 정말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 꽃들과 좀비. 너무 대작이라 크기에 우선 놀라고 하나도 같지 않은 색과 표정을 가진 꽃들은 작가의 상상력이 얼마나 위대한지.....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기괴한 괴물도 예뻐 보였다. 심오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보다 귀신 요물 외계 생물을 상상해보자 하는 놀이 같은 전시회였다. 공부는 못했는지 안했는지 성적은 거의 꼴찌였지만. 아주 특별한 대가가 된 다카시. 하나하나 다 놀랍고 가지고 싶었지만. 입구에 귀신들을 밟고 서 있는 거대한 두 괴물은 감동이었다. 사진에 대한 느낌 2023.02.04
보들이 1,2,3위 부산 기온이 영하 12도라면 얼마나 추운 겨울이란 말인가? 가스비가 무서워 보일러를 확 틀고 살 수가 없다. 그래서 보온 물주머니, 수면양말, 포근한 베개 등등이 필요하다. 다들 강아지처럼 보들보들한 겉을 가졌다. 특히 보온 물주머니는 보들이 대회 1위답게 하루종일 안고 있어도 지겨워지지 않는 짧은 털과 중간 길이 털을 가졌다. 게다가 따뜻하기까지 하니 단점이 없는 해피아이. 부드러운 보라색이라 더 보들거림. 고향이 다이소인 2위 분홍 수면양말은 수족냉증의 발들을 보살펴 줘야 하는 강도 높은 의무에도 흐트러짐 없이 보들함을 지치는 귀요미이다. 1위에 밀리지 않음에도 하나 단점이라면 목이 짧아 발목커버가 안 되는 것. 그래도 수면중에 두 발을 감싸주어 걱정 없이 자게 해 준다. 딱딱한 옛날 곡식베개보다 넙.. 사진에 대한 느낌 2023.02.01
대전사람 수부씨 에뜨랑제 대전에 갈 일이 없어요. 박민우 작가님이 대전사람 수부씨 카페에 다녀온 글을 읽고, 10월 연휴에 여행기분 낼겸 가보자 했어요. 그리고 박 작가님의 추천 카페나 식당은 실망하는 일이 없거든요. 아침 일찍 부산에서 출발해서 함양에 들렸다가 대전역에서 아들 만나 남편과 셋이 카페에 갔어요. 사진처럼 그냥 밖에서 보면 어릴 때 살던 집처럼 그렇게 보입니다. 비가 오는 가을 오후. 입구에서 부터 어서오라오라 잘 왔다는 분위기가 아주 화려했습니다. 영국 황실에서 여왕님이 쓰실것 같은 찻잔들이 진열되어 있어요. 화려하지만 주인님의 정겨움은 언니처럼 그랬습니다. 카페인이 거의 없는 차가 아주 좋았습니다. 향기도 맛도 처음 보는 것이었지만, 대접받는 분위기에 오래전부터 쭉 마셔 왔던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스콘이.. 사진에 대한 느낌 2022.10.12
이웃집 토토로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음악:히사이시 조 (1988) 이상한 생물인 토토로와 귀여운 두 자매 (사츠키, 메이)가 시골 마을에서 환상적인 생활을 한다. 다 커서 애니메이션은 안 볼 것 같은 아들과 추석에 추억을 만들었다. 폐가 수준의 시골집에 귀신이라도 있어서 애들 무섭게 하면 어쩌나, 비 맞고 감기 걸리겠다.... 하는 걱정들이. 나는 이미 할머니급으로 마음이 늙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츠키, 메이가 정말 손녀처럼 귀여워서 보는 내내 미소를 짓게 된다. 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하며 공감할 수 있는. 그림 예쁜 예술이다. 몇 년 지나고 아들이 귀여운 아기들을 낳는다면 보여주고 싶은, 같이 보고 싶은 , 선물 같은 토토로. 사진에 대한 느낌 2022.09.11
수육은 어떠신지요. 며칠 전에 18 개월 정도 아기를 부모가 야채만 먹였는데 영양실조로 죽었다는 뉴스를 들었어요. 엄마의 마음으로 이해가 되지 않으면서 죽은 아기가 너무 불쌍하더군요. 요리를 잘 못하는 엄마라 마음 한 구석은 딸, 아들에게 맛있는 반찬을 못해줘서 늘 미안해미안해 그래요. 자취하다 집으로 오는 아들에게 삼겹살이나 항정살 구워주기는 너무 식상한, 뻔한 코스라 고민 중에 태어난 수육! 요리 잘하는 엄마에겐 수육?이 고민할 거리도 아니지만. 알죠, 알지만 저에게는 고민과 연습의 결과입니다. 앞다리나 삼겹살이나 목살이나. 약간의 지방과 싱싱한 돼지고기라면 좋습니다. 큰 솥에 된장 풀어 양파 대파 사과. 꼭 사과를 넣어야 고기가 부드러운 보들살이 됩니다. 활활 끓여서 형체를 알아 볼수 없으면 맛을 보세요. 한 시간 정.. 사진에 대한 느낌 2022.09.06
무화과는 제 이름을 좋아할까? 추석 전후가 되면 탐나는 속살을 가진 무화과 철이 된다. 올해는 유난히 싱싱하고 예쁘기까지 한 무화과를 먹는다. 무화과는 여자들에겐 거의 불로초급의 효능을 자랑한다. 그렇지만 꽃을 먹는 거라서 꽃알레르기가 있으면 두드러기가 날 수도 있다. 꽃이 피지 않고 열매가 열리다니.... 무화과의 이름을 지은 사람은 좀 놀랬겠다. 속에 꽃이 핀거라고는 상상도 못 하고 이름을 무화과라고 정하다니. 내가 무화과라면 정말 자존심 상하겠다. 다행이라면 아직 반발하는 무화과를 보지 못해서..... 이름을 무화과에서 제대로 된 걸로 바꿔주면 좋겠다. 예를 들면, 숨은꽃방울, 맛있는 꽃, 보여라꽃...... 잘못 지어진 이름이라도 시간이 많이 지나서 고정되었다는 이유로 그냥 쓰는 게 좋은지 아니면 빨리 제대로 이름을 짓는 게 .. 사진에 대한 느낌 2022.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