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번 미용실에 가서 커트를 한다.
동네 미용실이라 예약 없이 머리 감고 가면 커트를 해 준다.
손님이 한 명도 없는 미용실엔 계엄과 탄핵, 조국만 티브이를 통해 나오고 있다.
이런 어수선하고 불안한 때 파마를 하고 염색하고 앉아 있을 사람은 드물 것이다.
주식이 밀물처럼 줄어들고, 무슨 담화문이 발표될지, 또 총 들고 군인들이 설치고.
내 손으로 뽑은 국회의원들이 배신을 때리고 있는 지금.
뭔 정신에 미장원에 앉아 머리를 다듬고 있나 말이다.
미장원 언니는 한숨을 크게 쉰다.
나를 붙잡고 하소연을 하는데 나는 뭔 힘이 있나.
'미춰' 날뛰는 돼지 같은 놈 때문에 이런 꼴이 됐다는 건 알고 있을까?
미장원언니는 거의 평생을 가위를 들고 남의 머리를 해 왔다.
열심히 살고 딴생각 안 하고 살아왔지만.
거의 모든 대부분의 사람들이 열심히 살아왔지만.
배신은 벼락처럼 소나기처럼 피할 수 없이 무섭게 오고 있다.
손님이 없어서 월세를 못 내고, 손님이 없어서 생활비를 확 줄여야 하는 게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군대에 보낸 아들이 다칠 수 있고, 여의도에 간 딸이 걱정이고.
언제까지 이런 걱정으로 차가운 겨울을 보내야 하나?
누가 돼지 놈이 이렇게 막돼먹을 줄 상상이나 했나 말이다.
우리 같은 보통 사람은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지금의 정치상황은
꿈인가? 아니면 지독한 반전을 노리는 드라마인가 싶다.
내 미장원도 아닌데, 걱정인지 오지랖인지.
잠이 안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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