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조육'은 남편과 나의 최애 요리이다.
신혼여행 둘째 날은 하이야트 호텔에서 1박을 했다.
호텔 중식당에서 저녁을 먹는데, 너무 화려한 인테리어에 짜장면이나 짬뽕을
시키면 안 될 것 같았다.
이름도 생소한 '라조육'을, ( 치마 옆이 쭉 찢어진 아름다운 호텔리어의 추천으로 )
주문했다.
접시에 조금 담아 나온 그 요리는 배고픈 우리에게 참으로 맛있는 '라조육'이었다.
처음의 라조육은 화려하면서도 추웠던 호텔방처럼, 맛있지만 양이 너무 적었다.
옛날.... 한 20년 전.
마산 대우백화점 중국집은 이름은 잊었지만 라조육이 참 맛있었다.
아이들을 데리고 정신없이 먹었어도 그때 라조육은 아직도 생각이 난다.
양산 '득이다' 중국집은 언제부터 다녔는지 모르겠다.
남편은 서울에, 나는 아이들과 부산에 있을 때.
양산으로 고속버스를 타고 남편이 내려오면.
'득이다'에서 라조육을 먹었던 것 같다.
득이다 사장님은 중국 할아버지였는데, 작년에 돌아가시고 지금은 아드님이
식당을 하신다.
비가 바람과 함께 많이 내린다.
남편과 나는 집에서 유투브만 보다가 우울해졌다.
이럴 때는 벌떡 일어나 양산 득이다로 가야 한다.
배부르고 맛있게 저녁을 먹고, 힘을 내서 살아야 한다.
세상이 시끄럽고 (조용한 적이 있었나?) 돈이 잘 안 벌리고,
천박하게 싸움을 해야 할 때는 힘을 먹어야 한다.
그래서 '라조육'은 요리라기보다는 친구 같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