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철학

짖지 않는다고 물지 않는 건 아니다.

퍼루크 2024. 5. 2.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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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잘 짖지 않는 개에 속한다.
굳이 개에 비교한다면.
그렇다고 비겁한 건 아니고, 일단 지켜보는 것이다.
섣불리 이빨을 드러내지 않는 것.
그걸 오해하는 사람도 종종 있다.
너는 조용한, 화내지 않는 호구구나.
착각하지 마시라는 신호를 보내도 호구라고 결론을 내 버린다.
잠시 호구인척 잘해주다가 (참고 참아보는 거).
잠깐.
나도 그 시점이 궁금하다.
왜 참아주고 호구인척 하는지.
그건 내가 정해 놓은 예의라는 선일 거라고 생각한다.
인연에 대한 예의.
그러나 이제 참아 낼 수 없는 지경이 되면, 
나는 지체 없이 끝을 낸다.
나는 네가 불편하다고 말을 하든지, 아니면 연락을 무시하고 잠수를 하든지.
미안한 마음은 하나도 없다.
네가 어떤 인간인지 하나하나 지적하지 않은 걸 다행이라
생각하든지.
서로 다른 종류의 종족인데 내가 참는다고 당신이 고쳐지는 건 아니고.
고쳐진다 하더라도 이미 돌아선 마음을 되돌리기엔 역겨움이 있다.
 
편식을 하는 이유가 있다.
우유는 소화가 안될 수도 있고, 돼지국밥은 느끼하고.
거의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커피도 카페인 때문에 못 마실 수 있다.
사람도 당연히 나에게 안 맞는 사람이 있다.
허세에 찌든 왕비과 언니,  너무 똑똑해서 사람을 아래로 보는 교수,
자식을 돈줄로 보는 부모, 무식해서 도저히 말이 안 통하는 꼰대,
더러워서 냄새가 나는 소장.
 
사람을 썩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나란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도 별로 없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인연을 맺고 그러고 살아라고 충고하지 마라.
많은 스트레스와 정신적 피폐를 각오하고.
그러고도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운명이다.
운명은 자연스레 힘들지 않고 옆에 오게 되는 것.
 
이미 운명을 만났다면 이야기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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