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는 좋은 차를 아빠와 타고 좋은 곳으로 둘이 가고 있었다.
뒷좌석에서 운전을 아주 건성으로 슬슬 하는 아빠는 처음이다.
차 안은 마치 재벌들의 차처럼 포근한 시트와 부드러운 색으로 완벽한 인테리어를 해 놓았다.
아빠는... 참 나는 아버지를 아빠라고 부른 건 오늘이 처음이다.
아빠는 큰 키에 어울리는 슈트를 입었는데 50대의 전성기처럼 멋지고 웃는 얼굴이었다.
아빠 여기서 좌회전 해야하는데...
차를 주차하고 내려서 보니 계단이 큼직하게 아래로 놓인 어떤 절 입구였다.
길을 잘 모르는 듯.
절 입구에서 유턴해서 가라고 어떤 잘 생긴 남녀가 알려준다.
차있는 곳에 와보니, 돈이 길에 떨어져 있다.
오만 원짜리 하나만 원짜리 하나.
아빠 이거 주웠는데 가짜 돈인 것 같아...
그 돈을 받아 든 아빠는 냉큼 자기 주머니에 넣는다.
내가 주웠는데... 참 용돈 한번 안 주던 아버지, 서운한데.
차를 빼던 아버지는 옆의 차를 확 긁었다.
운전을 어찌 저리 엉터리로 하는지...
둘이만 타고 있는 줄 알았는데 앞자리에 아빠 친구가 앉아있다.
키가 작아 보이지 않았나?
아빠는 내 손을 잡을 듯하다 웃으며 앞을 본다.
내 폰은 줘야지...
참 아빠폰을 내가 쥐고 있네.
삼성갤럭시는 내 것이 아니지.
나는 엘지.
아빠는 폰을 보며 운전을 한다.
나는 안전벨트를 확실히 매고 있다.
지금 늦었지 않나?
아빠친구가 물었다.
꿈을 깨니 생생히 기억에 남아있다.
아버지는 3년 전에 돌아가셨다.
아마 저승에서 친구들과 잘 계신가 보다.
세상 좋은 차를 타고 좋은 옷을 입고 좋은 폰을 쓰며 여기저기 여행하고.
나는 아버지가 그립지도 않았다.
그래도 꿈에서 좋은 얼굴을 보고 나니 서운하고 미웠던 마음이 부질없다는 걸 알았다.
눈물 나는 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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