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하지는 않지만 나는 고소공포증이 있다.
육교는 잘 지나다니지만, 육교 밑은 보지 못한다.
20층 이상이면 아예 창문 쪽으로 서 있지도 못한다.
며칠 전, 바닷가에 사진 찍는 계단이 허공에 있었다.
남편이 사진 찍는다고 계단 제일 위에 서라는데.
다리가 후들거려서 도저히 서 있을 수가 없었다.
몇 개 안 되는 계단이라 떨어져도 절대 다칠 수도 없는 높이인데,
너무 무서웠다.
나는 높은 데서 떨어진 경험이 없다.
어릴때 떨어지는 꿈은 많이 꿨지만.
왜 이런 고소공포증이 생겼는지 모르겠다.
더 이유를 알 수 없는 것은 아들에게 유전이 됐다는 사실.
고소공포증은 내 머리속 어딘가가 심하게 조심스러운 게 아닌가...
어릴 때부터 높은 곳은 위험하다는 생각을 강하게 해서
무서워하는 게 습관이 되고, 굳어진 상태.
조심하라고, 잘못해서 떨어지면 수습할 수 없을 정도가 되고.
죽을 수도 있다.
정신과에서 약을 먹고 치료할 수도 있다는데.
약까지 먹을 정도로 불편한 지경은 아니지만.
공포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어떤 위급한 상황에서
올바른 대처를 못하고, 사고 낼까 걱정된다.
물론 이런 걱정도 쓸데없는 것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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